네티즌 여론조사 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20~30대 유권자가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컴퓨터 보급의 확산으로 n세대의 인터넷을 통한 참여 민주주의가 확대
되면서 이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네티즌들이 이번 총선의 큰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 투표성향

이번 4.13 총선에서는 n세대로 통하는 20~30대의 투표율이 그 어느때보다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총선에서 투표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한 네티즌의 78.6%가 "반드시
투표를 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안하겠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다.

"투표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은 10.7%,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가 8.7%였다.

유보적인 입장의 네티즌이 절반만 투표에 참여해도 투표율은 80%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총선에서는 후보의 자질과 경력이 투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투표기준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6.3%가 "후보의 자질과 경력"을 꼽았고
"후보가 속한 정당과 공약"은 21.7였다.

출신지역은 0.4%였다.

지역색이나 정당보다는 철저히 인물을 판단기준으로 삼겠다는 네티즌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후보의 직업에 대한 선호도에서는 시민단체나 학생운동 출신인사가 47.4%로
가장 높았고 정당인(18.4%)과 언론인(6%), 전문 경영인(4.8%), 변호사 의사
등 전문인(4.5%) 순이었다.

네티즌이 젊은 세대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는 점과 함께 시민단체의
낙천 낙선운동이 정서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설문에 응한 연령층은 20대가 48.9%, 30대가 25.2%로 20~30대가 73.1%를
기록했다.

<> 경제문제

총선 이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 네티즌이 40%에 육박했다.

반면 내릴 것이란 전망은 31%였다.

이는 네티즌들의 주가 전망이 서로 엇갈리고 있으나 향후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란 의견에 공감하는 젊은층이 더 많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또 여야간 첨예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선거와 주가와의 관계에 대해
네티즌들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영향을 많이 미칠 것이란 대답이 36%,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답변이
38%로 총선과 주가가 관계 있다고 생각하는 네티즌이 74%에 달했다.

반면 미미한 영향을 끼친다는 답변은 10%,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대답은
15% 수준을 보였다.

경제문제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빈부격차 해소(35%)를 가장 시급히 해결
해야 할 과제로 판단했다.

또 실업문제 해결(21.6%), 지속적 재벌개혁(14.6%), 물가 금리상승 억제
(12.7%)가 뒤를 이었다.

이번 총선에서의 최대 이슈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정치문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55.8%를 차지했고 뒤이어 경제 문제가 22.3%로 나타났다.

복지 문제는 11%, 지역감정 3.5%였고 사회 문제와 외교통일 문제 등은 각각
1.5%와 0.3%에 그쳤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총선이 정치행사인 만큼 정치적인 문제가 선거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경제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 지지정당 및 신당바람

네티즌 유권자의 민주당 선호성향이 뚜렷했다.

"이번 총선에서 어느 당에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43.4%가 민주당을
꼽았고 한나라당이 19.9%로 뒤를 이었다.

민주국민당은 10.4%였고 민주노동당 9.9%, 자민련 4.3%였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격차가 과거(10%대)보다 큰 것은 야권분열상이 조사에
일정부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수치상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 두배 이상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네티즌 유권자의 선거참여 유도 여부가 민주당으로서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민국당 바람이 젊은 유권자층에 어느정도 먹혀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 공천평가 및 기타

대부분 네티즌들은 여야의 공천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됐다.

민주당의 경우 공천이 잘됐다는 의견이 24%에 불과했지만 그저 그렇다(40%)
와 잘못됐다(33.2%)는 응답이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한나라당 공천에 대해서는 잘됐다는 의견이 31.5%로 민주당보다 높게
나왔지만 잘못됐다는 견해도 45.1%를 차지했다.

그저 그렇다는 의견은 21.8%였다.

이는 한나라당이 중진을 대거 탈락시킨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네티즌이
많은 반면 1인 지배 체제를 강화하려 했다는 공천 탈락자들의 주장도 상당한
공감을 얻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과 관련, 적극 지지한다는 의견이 57%에 달해
합법적인 틀 안에서 해야 한다(20%)는 견해와 해서는 안된다(9%)는 의견보다
훨씬 많았다.

어떤 경우라도 낙천.낙선운동 대상자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44.4%에
달했고 시민단체의 기준을 다른 기준보다 우선시해 투표하겠다는 의견은
10%였다.

< 이재창.김남국 기자 leejc@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