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심각한 공천후유증에 대해 말을 아끼며 ''표정 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이 분열할 경우 선거구도가 다자대결구도로 바뀌게 돼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간 난망한 것으로 여겨졌던 민주당의 1당 부상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마저
나오고 있다.

김한길 선거기획단장은 "제1당을 위한 전거전략의 전면 재검토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남권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른바 "TK(대구 경북)당"과 "PK(부산 경남)당" 출현이 가시화되거나
무소속 연대가 이뤄진다면 적어도 "영남=한나라당"등식은 깨지지 않겠느냐는
생각때문이다.

야당표 분산으로 지역구 의석도 몇석 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배어있다.

이미 공천탈락자와의 교섭에 나서 대구 경북은 김중권 전 청와대비서실장,
부산 경남은 김기재 전행자부장관등이 중심이 돼 "이삭줍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대통령은 19일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나라당 사태에 대해 "2-3일 더 지켜보자"며 "안정속의 개혁을 적극 홍보
하라"고 지시했다.

여당의 안정론을 한나라당의 내분과 대비해 부각시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

서영훈 대표는 20일 "한나라당이 3년후(차기대권)를 내다봐서 그런 것
같다"고 촌평했다.

< 이재창 기자 leejc@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