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확정한 1차 공천자 발표의 가장 큰 특징은 현역의원 물갈이의
대폭 축소와 386세대 및 경제계인사등 전문인 집단의 수도권 집중 배치로
요약된다.

현역 대폭교체에 따른 역풍을 차단하면서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변화요구를
수용, 세대교체를 통해 수도권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그렇지만 현역의원을 대폭 교체하려던 구상이 용두사미로 전락한데다
시민단체의 낙천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의원 상당수를 공천함으로써 스스로
내세웠던 "개혁공천"의 취지를 무색케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현역의원 물갈이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전체적으로 지역구 현역의원 교체율은 자연감축분을 빼면 20%수준에
머물렀다.

호남은 수치상으로는 50%(36명중 18명)였지만 8개 선거구 축소에 따른
자연감소분을 뺀 순수 교체대상은 10명에 불과했다.

수도권에서는 현역의원이 대부분 재공천됐다.

서울은 김상현의원을 비롯해 3명이 탈락했고, 경기도도 홍문종 최희준 의원
등 2명 뿐이었다.

인천은 5명 전원이 재공천됐다.

상당수 영입파의원이 낙마직전까지 갔으나 입당시 공천약속 등으로
기사회생했다.

그대신 최대 격전지인 서울의 경우 30대 9명, 40대 7명등 모두 16명의
젊은 전문가 그룹을 출전시켰고 서울 주변 수도권지역에도 12명의 젊고
개혁적인 인사를 포진시켰다.

유권자의 변화와 개혁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 운동권 386세대와 언론인,
법조인 벨트를 형성해 바람몰이에 나서겠다는 계산이다.

높은 지역벽도 다시 한번 실감했다.

부산은 17개 지역중 6개 지역만 공천했고 대구는 11개중 5개지역에 공천자를
내는등 영남권 전체 65개중 31개 지역의 후보자를 선정하는데 그쳤다.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일부지역은 후보를 내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령별로는 50대가 57명(34.5%)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48명(29.3%)으로
뒤를 이었고 40대는 40명(24.2%)이었다.

30대를 21명(12.7%)이나 공천한 것은 시민단체의 낙천 낙선운동바람등
세대교체 욕구를 공천에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직업별로는 정계인사가 현역의원 68명을 포함 88명(53.3%)으로 가장 많았고
관계 14명(8.4%), 법조계 13명(7.8%) 학계 9명(5.4%), 경제계와 언론계 각
8명(4.8%), 군출신 3명(1.8%)등의 순이었다.

여성후보는 8명이 포함됐다.

정당사상 이례적인 수치다.

이번 공천은 당내 역학구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이인제 선대위원장과 한화갑 의원,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 권노갑 고문
등이 공천과정에서 일정한 세를 확보함으로써 향후 이들의 세경쟁이 본격화
되고 제세력간의 합종연횡에 따라 당내 세력판도가 변화할 개연성이 높다.

김상현 의원의 탈락으로 민주당에는 사실상 비주류가 존재하지 않게 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 이재창 기자 leejc@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