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긴장감이 팽팽하다.

검찰 일각에선 "최후의 수단"까지 거론하며 배수진을 치고 있고 한나라당은
문을 잠그고 임시국회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들은 또다시 공권력과 정치권이 "법"을 놓고 흥정하고 있다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검찰의 외형적 입장은 단호하다.

정 의원을 체포할 때까지 계속 시도한다는 게 공식적인 발언이다.

이미 정 의원을 체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서울지검장에게 경고를 내리고
임승관 1차장과 정병옥 공안1부장을 전격 인사조치했을 정도다.

검찰 일각에서는 강제진입론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야당 당사에 강제진입할 경우 쏟아질 여론의 비난과 야당의 비방
공세를 우려, 극한처방을 선택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이같은 정황을 감안, 임시국회가 열리면 국회에서 체포동의를 받는다는
내부방침을 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시도 배경 =갑작스런 검찰의 정 의원 체포시도와 그 배경을 놓고
말들이 많다.

정 의원은 무려 24건의 고소.고발사건과 연루돼 있다는 것이 검찰의
표면적인 설명이다.

더군다나 정 의원은 그동안 23차례에 걸친 검찰의 소환에 계속 불응해왔다.

하지만 하필이면 지금 정의원을 체포하려느냐는 데 대해선 답변이 궁색하다.

임시국회가 끝난 데다 조만간 한나라당이 다시 임시국회를 소집할 것으로
예상돼 체포를 서둘렀다는 게 검찰의 발표다.

그러나 총선 일정 등과 연계된 정치적 고려가 있지않느냐는 분석이 많다.

<>체포작전 실패 =검찰은 13일 오후 공안1부 소속 박준선 검사와 수사관 등
7명을 보내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제시했다.

세번 째 시도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현관 정문을 굳게 걸어잠근 채 수사관의 진입을 막았다.

하순봉 사무총장과의 전화에서 "월요일 당직자회의 이후 입장을 말하겠다"는
얘기를 들었을 뿐이다.

검찰은 이에앞서 지난 11일 밤 10시5분께 서울 서초동 정 의원 집앞에서
긴급체포장을 제시하고 동행을 요구했다.

"자세히 읽어보자"며 집으로 들어간 정의원은 안방에서 문을 잠근 뒤
동료의원들을 불렀다.

하 총장이 "12일 오전 9시 정의원이 자진출두 할 것"이라고 밝히자 검찰은
철수했으나 정 의원은 곧바로 한나라당 당사로 피해버렸다.

검찰은 이어 12일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오후 5시30분께 한나라당
당사로 수사관을 보냈으나 한나라당이 문을 잠가 당사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검찰의 향후계획 =한나라당은 이미 15일부터 "방탄국회"를 소집해놓은
상태다.

임시국회가 열리면 체포는 불가능하다.

이런 점을 감안, 검찰 일각에선 14일중에 강제진입을 해서라도 체포에
나서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14일에도 계속 수사관을 보내 연장집행을 시도해 보고 그래도 안될
경우엔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체포동의 절차를 밟는 수순을 검토하고 있다.

물리적 충돌은 피하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