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민주당이 추진하던 정당명부식 1인2표제 도입이 현행 1인1표제를
고집한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반대로 무산됨에 따라 공동여당간 연합공천이
불가능해졌다.

이에따라 2여간의 공조체제는 사실상 깨진 상태로 오는 4.13총선에서
양당이 모든 선거구에서 독자적으로 후보를 내 2여간 선거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인2표 도입무산 =국회는 8일밤부터 9일 새벽까지 본회의를 열어 무려
14개월동안 협상을 벌였던 선거법 등 정치개혁관련 6개법안을 통과시켰다.

여야간 합의에 실패, 주요쟁점법안을 전자투표로 표결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자민련은 캐스팅보트의 위력을 과시했다.

한나라당이 주장해온 1인1표제와 민주당이 고수해 온 지역구 26석 감축안을
당론으로 채택, 모두 관철시켰기 때문이다.

여야는 국회의원수를 2백73명(지역구 2백27명, 전국구 46명)으로 줄인
선거법외에 <>비례대표 후보의 30%이상을 여성에 할당하고 <>집회.시위등을
통한 방법을 제외한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을 허용하고 <>총리등 국회의
선출이나 동의절차를 요하는 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제를 도입하는 등
굵직한 정치개혁법안도 처리했다.

그러나 1인2표제를 관철시키자는 민주당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 자민련이
야당의 손을 들어준 대목은 깨어진 공조체제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물건너간 연합공천 =청와대와 민주당, 자민련 등이 모두 격앙된 표정으로
"독자공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9일 "1인1표제가 통과됨으로써 연합공천은 물리적으로
어렵게됐다"며 "충청권에서 민주당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는 지역은 많다"고
자신했다.

민주당도 "선거법표결에서 개혁정당과 기득정당이 확연히 드러났다"(정동영
대변인)"이제 충청권을 포함한 전국 선거구에 후보를 공천할 수밖에 없다"
(최재승 기획조정실장)는 강경입장이다.

자민련도 민주당내 운동권출신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보수층을 대변하는
독자정책을 추진, 총선은 물론 정책차원에서도 제갈길을 가자는 분위기다.

김현욱 자민련 사무총장은 김종필 명예총재가 귀국일성으로 "모택동 비록"을
거론한 점을 상기시키며 "강경기류에는 변함이 없으며 민주당인사와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민주당은 개혁을, 자민련은 보수를 외치며 제 갈 길을가는
"마이웨이(my way)식 행보"는 시작됐다.

여기에는 "어차피 합당을 못한 바에 서로 다른 길을 가야하지 않느냐"
(청와대 관계자)는 민주당의 입장과 "민주당과 대립의 각도를 높일수록
충청권 표심잡기에 유리하다"는 자민련의 계산이 깔려있다.

총선후 다시 공고한 공조를 모색해도 서로 손해볼 게 없다는 양당의 이해
득실계산이 각자행보로 귀결된 셈이다.

< 최명수 기자 m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