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권노갑 고문이 8일 16대 총선에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모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권 고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희생할 각오이며 이번 16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많은 신진 인사에게 길을 열어주고 그들에게 국민이 요구하는
정치개혁의 과업을 완수하게 함으로써 대통령과 당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권 고문은 이어 "최근 시민단체가 지적한 한보사건에 대해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받을 행위를 하지 않았으며 당시 한보로부터 순수한 정치자금을
받았을 뿐이고 개인 용도로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권 고문의 총선 불출마 선언과 관련, 민주당 내에서는 중진을 포함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하기 위한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과 텃밭인 호남에서의 물갈이를 위해서는 몇몇
중진의 공천탈락이 불가피하고 권 고문의 불출마 선언은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K,L,C씨 등의 당내 중진 이름들이 거론되는 등
386세대의 전진배치와 맞물려 강한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또 당 일각에서는 수도권지역의 동교동계 일부에 까지도 물갈이의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