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총리서리가 11일 자민련 총재를 맡은데 이어 공동정부 총리자리에
오르기까지에는 김종필 명예총재의 절대적인 후원이 있었지만 측근들의
아낌없는 뒷바라지가 결정적인 힘이 됐다.

무엇보다 박 총리서리가 2년동안 자민련 총재역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조영장 총리비서실장 내정자의 정치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재선의원인 조 실장은 영남권 출신인 박 총리서리가 당 주축세력인 충청권
의원들과 충돌할 때마다 적극 나서 특유의 친화력으로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했다.

공동정부가 출범되자 환경부장관을 역임하다 당으로 돌아온 최재욱 특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최 특보는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하다.

이밖에 우병규 반형식 정치특보도 측근에서 박 총리서리를 보좌했다.

경제분야에선 신국환 경제특보와 황경로 전 특보를 들 수 있다.

황 전 특보는 대기업 빅딜의 밑그림을 만든 배후인물로 알려졌다.

신 특보의 경우에는 재벌의 구조개혁 과정을 하루하루 체크하고 박 총리
서리가 청와대 주례회동을 하기에 앞서 경제분야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기도
했다.

본인은 문경예천 출마를 원하고 있지만 산업자원부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근 은행연합회 상임고문으로 임명된 이용만 전 재경장관도 한때 당 경제
대책위원장을 맡아 "부도기업 살리기" 캠페인을 주도하는 등 지근거리에서
지원했다.

유상부 포철 회장과 조용경 포스코개발 전무는 외곽에서 후원하고 있다.

최병록 보좌관과 김덕윤 총재실 차장 등은 박 총리서리가 일본에서 귀국한
이후 줄곧 수족역할을 해왔다.

이들중 몇몇은 총리실이나 내각에 입각할 것으로 보인다.

박 총리서리는 외국의 후원세력도 만만찮다.

특히 일본에는 수십년 지기가 많다.

양국의 현안이 있을 때마다 일본의 정.재계 거물들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이들은 한국이 IMF 경제위기를 맞았을 때 위기 극복에 대한 여러 조언을
했다.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전 대장상은 외환대책을 조언했고,
오부치 게이조 총리 및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는 단기자금 차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