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3일 김대중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총선승리만을 겨냥한
정략이 두드러졌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곧 있을 여야 총재회담을 의식한 듯, 이 총재 측근들을
통해 "무차별적이고 원색적인 비난공세는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대화분위기 조성에 주력했다.

이사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각종 개혁방안과 미래청사진은
역대 정권에서도 자주 들어온 "총선용 장밋빛 선심공약"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며 "김 대통령이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한 대화와 타협의 정치,
새천년의 한국을 이끌어갈 원대한 포부를 밝힐 것을 기대했으나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창화 정책위의장은 부총리직과 여성부 신설에 대해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한다며 정부조직을 축소한 지 2년도 지나지 않아 벌써 지난 날로 돌아
가자는 것"이라며 "정책혼선과 공직자들의 동요가 우려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하순봉 사무총장은 신당관련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국가경쟁력 확보와
남북문제에 적극 대비하기 위해 당적을 초월해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데
특정 정당의 선거운동에 앞장서는 듯한 모습을 보여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측근은 오는 10일께 김종필 총리의 자민련 복귀와 관련지어
"이번 기회에 총리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내각에 대한 대통령의 "친정체제"를
굳히려는 의도가 숨겨져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3일 발표된 김대중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국민에게
믿음을 주고 새천년의 국정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희망의 메시지"라며
환영했다.

국민회의 이영일 대변인은 "새 천년을 맞아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김 대통령의 굳은 의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으며 당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실사구시의 선언이자 현실성있는 야심찬 계획"(임채정 정책위의장),
"경제를 튼튼히 해 나가며 일등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김옥두 총재비서실장)이라며 크게 호평했다.

자민련 이양희 대변인도 "새 천년을 향한 국정방향을 소상하게 제시한
것으로 환영한다"면서 "야당과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펴나가고 1백일 뒤로
다가온 16대 총선을 깨끗하고 공명하게 치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 최명수.정태웅 기자 m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