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29일 정치권의 화합을 위해 최대한 관용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 난마처럼 얽혀있는 여야의 고소.고발 건이 상당수 정리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날 법무부가 발표한 사면대상에 정치인들은 제외돼 있어 추후
사면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대통령은 담화문을 통해 "이제는 여야가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화합하고 협력하는 큰 정치를 열어가야 한다"며 "문제가 된 사건들에
대해서도 원칙있는 처리를 통해 최대한 관용을 베풀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여야간 정쟁의 원인이 됐던 각종 현안에
대해 법적 절차를 거치되 대통령의 사면권 등을 통해 관용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는 고소.고발건의 일괄 취하보다는 가급적 법 절차를 진행하되 정치성이
강한 사건들로 인한 피해는 최소화하도록 적극적인 사면.복권조치를 취하겠
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여야는 북풍,총풍,세풍,언론문건,국회529호실 사건 등과 관련해
38건의 고소.고발을 해놓은 상태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의 경우는 "빨치산"발언으로 고발된 것을 비롯,
5건이나 된다.

김 대통령이 "화합의 정치"를 내세우며 이같은 방침을 세움에 따라 미국에
체류중인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 등의 경우 귀국한 뒤 조사와 재판을 받고
사면.복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권은 특히 정형근 의원의 경우 적어도 검찰에 출두해 진상규명에 협조
하면 관용을 베풀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에서 공소취하 등을 통해 완전히 털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세풍사건과 관련, 여권은 일단 재판은 진행하되 재판이후 사면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상목 전의원 등이 이에 따른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1백만명 구제 조치에 정치인이 얼마나 포함될 지도 관심사다.

김 대통령은 이날 담화문에서 정치인 사면 기준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여야 화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여야 총재회담
등을 통해 일부 정치인이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인 사면복권과 관련, 가장 눈길을 끄는 사람은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인 현철씨.

지난 8.15 특사때 여권이 사면복권을 추진했으나 비판 여론에 부딪혀 결국
잔여형기 집행면제라는 "부분 사면"에 그쳤다.

이번에 전면 사면이 이뤄질 수 있을 지 주목되나 부정적 여론이 큰게
부담이다.

한보 및 청구비리와 연루돼 대구교도소에서 복역중인 홍인길 전 의원과
"전직 대통령 4천억원 비자금"을 폭로한 박계동 전 의원의 복권 여부도
지켜볼 일이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잃은 홍준표 이명박 최욱철 이기문 전 의원
등의 사면복권 여부도 큰 관심이다.

이들의 사면 복권에 따라 16대 총선판도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그러나 정치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리 혐의자나 선거법
위반자를 사면할 경우 쏟아질 국민적 비난여론을 감안, 그 폭은 상당히
제한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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