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는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나서 재벌의 부당내부
거래와 변칙세습 의혹 및 오는 2001년 부활예정인 출자총액제한제도등을 놓고
질의를 벌였다.

여야는 기업 구조조정과 부당내부거래에 대해서는 공정위의 강도높은 조사를
촉구하는등 한목소리를 냈으나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해서는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답변에 나선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들의 내부 거래가 금융기관을
통해 많이 발생하고 있어 금융거래정보 요구권을 필요할 경우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또 "세탁기 에어컨 등 전자업계의 담합사실이 있어서 엄중한 조치를 곧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강유식 LG그룹 구조조정본부장, 허태학 에버랜드사장등
17명의 대기업 경영진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 출자총액제도 부활 논란 =채영석 국민회의 의원은 "출자총액제도를 1년
앞당겨 2000년 4월부터 다시 시행하고 출자총액한도도 순자산대비 25%인
기준을 더욱 낮추며 각종 예외규정과 유예기간도 대폭 축소하라"고 촉구했다.

이인구 자민련 의원은 "출자총액제도 폐지 이후 30대 기업의 내부지분율이
지난해 44.5%에서 올해 50.5%로 높아지는등 폐해를 노출했다"며 "출자총액
제도를 부활하되 외국기업의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에 대한 대책을 마련
하라"고 다그쳤다.

반면 김도언 한나라당 의원은 "공정위의 재벌정책이 사유재산제도등
자본주의 시장경제원칙에 어긋나 매년 이의신청및 행정소송이 늘어나고
있다"며 구조조정정책의 "속도조절론"을 주장했다.

김중위 위원장도 서면질의를 통해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로 외국기업들이
국내 양주시장과 종묘시장을 적대적 M&A를 통해 독점했다"며 출자총액제도
부활을 다시 검토하라고 요청했다.


<> LG의 데이콤지분 위장분산 의혹 =김민석 의원은 "범한종합물류등 LG의
18개 관계사가 LG종금으로부터 돈을 빌린 시기와 데이콤주식을 취득한 시기가
일치하고 이들 가운데 일부 회사는 주식보유금액이 매출액대비 2.7배에 달해
위장계열사일 가능성이 높다"며 부당내부지원을 통한 주식 위장분산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LG그룹 구조조정본부 김모 차장, 예모 과장, 조모
대리등이 올3월 데이콤의 정기주총에서 국민생명 성철사 승산등 위장계열사
의혹을 받는 기업들의 의결권을 대신 행사했다"며 "위장지분을 알면서 무혐의
처분을 통해 은폐축소한 이유가 뭐냐"고 전윤철 공정위원장을 몰아세웠다.


<> 삼성의 변칙증여의혹 =김원길 국민회의 의원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인 재용씨가 지난 97년 계열사인 서울통신기술 주식 50.7%를 인수했는데
이는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에스원등과 마찬가지로 비상장계열사 주식을
싼값에 인수했다가 상장후 부당이득을 챙기기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삼성생명은 그룹계열 21개사의 지분을 97년 3.4%
에서 올해 4.4%로 높이는등 지주회사 노릇을 하고 있는데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가 에버랜드(지분율 20.7%)이고 에버랜드의 오너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62.5% 추정)이므로 삼성그룹의 소유권이 이미 세습된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 부당내부거래 =김태식 국민회의 의원은 "5대재벌 총수와 일가는 3.98%의
지분으로 3백1조원의 자산을 소유한 1백61개업체를 지배하고 있다"며 "업종
전문화와 관계없이 이뤄지는 계열사간 자금출자는 모두 부당내부거래로
간주해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권영자 한나라당 의원은 "삼성생명이 한미 한빛 하나 외환은행등의 후순위
채권을 매입하는 조건으로 부실한 계열사인 에버랜드 삼성자동차등의
사모사채를 싼 금리로 인수토록 하는 부당내부거래를 해왔다"며 강도높은
조사를 촉구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