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의 "국가적 차원" 발언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김 총리는 1일 저녁 케이블TV Q채널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가적
차원이란) 당을 떠나서 대한민국을 위하는 미래라면 당에서 조금 섭섭해도
한 단계 뛰어넘어 국가적 견지에서 선택하는 차원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중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당에선 조금 섭섭해도"라는 대목이다

지난달 28일 자민련 의총에서 15대2로(발언자 비율) 합당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점을 감안할 때 김 총리의 이런 표현은 합당이 국가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총리는 이어 "국가적 차원의 선택이라는 말을 알아 듣지도 못하고
제멋대로 가타부타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강조,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했다.

김 총리는 채 한달도 안된 사이에 "자민련은 자민련의 길을 간다(9월5일
방일 수행기자단 조찬간담회)-국가적 차원에서 생각한다(16일 국민회의
"열린정치포럼"소속 의원 만찬)-당원으로서 당론에 따른다(18일 발매된 월간
신동아 인터뷰)-독자로 가느냐 새로운 당에 가담하느냐를 금년말까지 결정
한다"(30일 기독교언론인 조찬)며 합당 입장을 구체화하고 있다.

김 총리는 이제 자민련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김 총리가 정기국회중 자민련 의원들에 대한 설득과 신당에 대한
지분확대 추구 등 사전 정지작업을 벌이면서 연말을 전후해 합당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