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8일 동티모르 파병동의안을 둘러싼 여야간 첨예한 대립끝에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키는 등 진통을 겪었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자
박준규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시켜 표결에 부쳐야 했다.

본회의에는 당초 여야의원 2백89명이 참석했으나 찬반토론이 끝난뒤
한나라당의원들이 집단 퇴장, 표결에는 1백60명이 참여했다.

이미경 한나라당 의원은 당론을 따르지 않고 표결에 참가, 찬성표를
던졌다.

표결결과 찬성은 1백58표를 얻었으며 무소속인 강경식 의원이 반대,
이웅희 의원이 기권했다.

표결에 앞서 여야는 찬반토론을 통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또 상대당 발언에 대해 야유와 맞고함이 난무하는등 소란을 겪었다.

양성철 국민회의 의원은 "국제연합(UN)이 치안과 질서유지를 위해 요청
했으며 한국과 UN의 긴밀한 유대를 위해서도 파병해야 한다"며 찬성입장을
강력히 피력했다.

김현욱 자민련 의원도 "일부 부정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파병을 요청한 만큼 파병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박관용 한나라당 의원은 "지원부대 파견은 찬성하나 불안에
떨고 있는 인도네시아 현지 교민들의 안전을 생각해서도 전투병을 파병해서는
안된다"며 반대입장을 개진했다.

같은당 허대범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국군을 용병으로 써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파병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 본회의가
3시간 이상 순연되는 난항을 겪었다.

특히 이회창 총재는 심도있는 논의를 하자며 영수회담을 제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한나라당은 찬반토론이 TV를 통해 생중계되지 않을 경우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주장, 한국방송공사(KBS)가 갑작스레 생방송에 나서는
혼란이 뒤따랐다.

한편 여야는 총무회담을 갖고 이날 처리키로 했던 윤재식 이용우 유지담
대법관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송정호 중앙선관위원 선출안의 처리를 내달
2일로 연기키로 합의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