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정치증권시장인 포스닥(posdaq.co.kr)이 뜨고 있다.

지난 9일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제1회 정치인 주주총회를 계기로
포스닥은 국내 5백만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며 인기사이트로 급부상했다.

세계적 통신사인 AP와 영국의 BBC방송이 포스닥을 소개했으며 국내 정치인
들은 자신의 포스닥주가를 관리하는 새로운 양상도 나타났다.

포스닥 시장규모도 정치인 주총 이후 급증했다.

종합주가지수나 거래량 회원수 등이 크게 늘어났다.

정치인 주총이 열리기 전인 지난 7일 종합주가지수가 2백19.80이었으나
21일 현재 무려 442.52를 기록, 두배가 훨씬 넘게 성장했다.

지난 7월1일 기준지수 100.00으로 개장한 뒤 약 3개월만에 4배이상 성장한
셈이다.

거래도 크게 늘어 하루 거래량이 6만주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시장전체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신규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철호 포스닥증권 대표는 "새 회원으로 등록하는 네티즌이 하루에 2천여명
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상투자이긴 하지만 회원으로 가입한 네티즌들에게 1백만원씩 투자자금이
지급되므로 하루에 20억여원의 자금이 새로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따라 국민회의 한나라당 자민련등 업종(정당)지수는 물론 종목(국회의원
등 정치인)주가도 급속도로 동반상승했다.

특히 황제주로 불리는 김대중주는 21일 현재가가 무려 27만9천원이다.

액면가 5천원짜리가 30만원을 육박하므로 액면분할을 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개장당시 모든 회사가 종목당 1만주씩 발행, 자본금이 5천만원에 불과했지만
김대중주에는 "사자"주문이 폭발적으로 몰렸다.

그래서 포스닥은 1만주를 추가발행해 5천만원을 더 증자했다.

박지원 김민석 노무현 박철언 박근혜 홍사덕주도 인기가 높아 각각 5천만원
씩 증자, 현재 납입자본금은 1억원씩이다.

포스닥은 정치인 주총이후 큰 성장을 보이면서 숱한 화제를 낳기도 했다.

김태정(전 법무장관) 손숙(전 환경장관)주 등이 각료 경질에 따라 이들
종목이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옷로비 청문회에 따라 의원들의 주가등락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부동의 1위인 김대중주(21일 현재 27만9천8백40원)를 바짝 뒤쫓던 정몽준
주가 현대증권 주가조작사건의 여파로 지난 8일 김민석주에게 밀려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최근 동티모르 파병문제를 놓고 전투병력 파견반대 입장을 펴온 한나라당
이신범 이세기주는 약세 또는 보합세였고 파병찬성론자인 국민회의 양성철
김상우주는 오름세를 보여 네티즌들의 여론이 파병찬성쪽에 기울고 있음을
나타냈다.

김대중 대통령과 20여만원이상 가격차를 보이고 있던 김종필 총리주가 지난
16일 3만9천원에서 20일현재 4만7천원으로 오름폭이 컸던 점도 특징이다.

재야.시민단체들이 김 총리의 사퇴를 주장하는 가운데 김 총리가 국민회의내
재야출신 의원들과 만찬을 가졌다는 점이 상승이유였다.

정치 평론가들은 "이같은 주가흐름이 네티즌들의 여론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네티즌들의 정치에 대한 이해와 참여가 높아진 것이
성과다"고 평가하고 있다.

< 최명수 기자 mes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