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 오는 28일 의원총회에서 합당문제를 공식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당 명예총재인 김종필 총리와 박태준 총재가 "합당 분위기 다지기" 작업을
진두지휘해 눈길을 끌고있다.

김 총리는 21일 자민련 의원 초청 만찬을 갖고 국민회의와의 합당 가능성
을 특유의 "선문답" 방식으로 피력했다.

김 총리는 "때가 되면 모든 정당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일을 추진하겠다"고
말문을 연후 "국민의 뜻에 따라 국가를 위한 방향으로 협의하고 결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국민회의 개혁파의원들과의 만찬석상 때와 똑같은 발언을 하며
합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김 총리는 "최근 "국가적 차원에서 선택하겠다"고 말한 것은 정치인의
기본 자세에 대해 말한 것일 뿐"이라고 전제한뒤 "이를 두고 불필요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지만 합당론
에 대해 부인은 하지 않았다.

합당 공론화 작업에 앞장서고 있는 박태준 총재도 이날 오후 김대중
대통령과의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합당논의가 정계화두로 등장한 만큼
당사자인 자민련도 곧 당론을 정할 방침"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와 박 총재의 이같은 합당 다지기 작업은 28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계속될 전망이다.

김 총리는 이날 김고성 박신원 정우택 이재선 의원등 당내 반 합당론자들
을 명예총재 특보로 임명해 합당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에 나서는 기민함을
보였다.

또 23일에는 김범명 김고성 의원 등 7명의 충청권 의원들과의 골프회동을
통해 합당론에 가세해 줄것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재는 22일 박철언 부총재와 함께 합당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김동주 의원 등 영남권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합당의 필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한편 김 명예총재와 박 총재는 합당 작업과는 별도로 보수안보세력 결집을
통한 당세확장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63빌딩에서 개최된 "21세기와 신보수주의" 대토론회에선 박홍 전
서강대 총장, 박봉식 전 서울대 총장 등 국내 보수 논객 40여명이 토론에
참석, 보수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토론회에서는 "보수주의 운동의 요체는 사회세력으로서의 중간층의 정치적
활성화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보수주의 운동은 진보와 개혁의 명분에 뒤지지 않는 도덕적
권위를 가져야 한다"(박상섭 서울대교수) "현재 추진중인 정치개혁이나
경제개혁은 신보수세력이 주도하고 혁신, 보수 등 여타 정치세력이 보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안영섭 명지대교수) 등 보수주의자들의 목소리가 거셌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