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6대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20~30대
젊은층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사이버 선거전략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각 당은 조직 및 홍보 관련 부서가 중심이 돼 컴퓨터통신과 인터넷 등 가상
공간에서 홍보를 강화하는 새로운 선거운동 방식을 개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의원들의 개인 홈페이지 개설은 이제 기본이 됐으며 "사이버 국회" "사이버
지구당" 등을 통해 네티즌들과 대화하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고있다.

정치권의 이런 변화는 새 천년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이 변하고 있어
조직과 자금에 의존하는 기존 선거운동 방식이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사이버 정치증권시장인 "포스닥"을 통해 실시간으로 의정활동을 감시
하고 정치 주주총회를 개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등 네티즌의 정치적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내년 총선은 사이버 의정활동이 출마자의 당락을 좌우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 국민회의 =국민회의는 개별 의원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의원들의 의정
활동 성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정부가 추진한 각종 정책을 적극 홍보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정치 소수 주주총회 행사에 참여했던 의원들이 "정치인 투자설명회
(Invester''s Relationship, IR)"를 개최해 네티즌과의 만남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정동영 의원 등 포스닥에서 높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는 의원들은 "정치 IR"
개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와 함께 당의 인터넷 홈페이지(www.ncnp.or.kr)를 활용한
네티즌과의 접촉도 강화한다.

이를위해 인터넷상에서 네티즌들의 선거에 의해 선출된 사이버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하는 "사이버 국회"의 참여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의원들도 각자의 홈페이지에 네티즌들의 참여를 넓히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다.

추미애 의원은 지금까지 의정활동을 설명하는 형태로 운영해왔던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 각 현안에 대해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등 네티즌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노무현 의원은 사이버 공간에서 토론과 정책제안을 하는 1백50여명의
"사이버 보좌관" 숫자를 1천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국민회의 한 관계자는 19일 "지금까지 재.보궐선거에서 조직과 인력을 대거
투입하는 과거 야당식 선거운동 방식을 그대로 답습했다"며 "그러나 내년
총선에 대비해 사이버 선거운동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고 전했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자민련 =자민련의 사이버 넷트워크작업은 김현욱 사무총장에 의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김 총장은 21세기에는 네티즌들의 요구가 현실정치에 그대로 반영되는
"뉴밀레니엄 정치체제"로 변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총장의 이같은 지침에 따라 자민련 홍보국은 지난 6월부터 소속의원
"1인 1홈페이지 갖기" 작업에 착수, 9월말 현재 개인 홈페이지를 가진
의원들이 30여명으로 늘어났다.

16대 총선을 대비 자민련이 보수안보정당이란 이미지 구축과 함께 사이버를
통한 젊은 유권층 공략에 나선 것이다.

자민련은 또 당 홈페이지(www.jamin.or.kr)를 통해 "직접민주주의 체험의
장"을 성공리에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중앙당 홈페이지에 마련된 "온라인 투표"코너에서 "수해성금 사용
내역 공개" "BK21 형평성 문제"등 현안이 생길때마다 주제를 바꿔가며 열띤
토론과 함께 찬반투표 실시, 여론 점검에 나서고 있다.

자민련 의원 가운데에는 특히 박철언 부총재가 사이버정치에 적극적이다.

박 부총재측은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정치권에 대한 젊은층의 비판을 적극
수렴하고 새로운 정치비전을 제시하는 "네티즌 쌍방 대화"를 통해 20~30대
유권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나라당 =사이버공간이 새 밀레니엄 시대를 주도할 것으로 보고 제2창당
차원에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뉴밀레니엄 위원회 산하 정보화 추진분과 위원회 위원장인 김형오 의원은
"정보수집능력이 뛰어난 네티즌들이 새 천년의 여론주도층으로 떠오르고
있어 이들을 지지세력으로 끌어들이기위한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
했다.

한나라당은 우선 내년 총선을 대비해 홈페이지(www.hannara.or.kr)에 지구당
위원장 약력과 공약을 소개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고 있다.

또 토론방을 개설해 이회창 총재가 직접 네티즌들과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정보화 분과위에서는 네티즌들과 정례 모임을 통해 각종 아이디어도 받아
들이고 있다.

사이버 지구당을 만들어 돈이 적게 드는 선거운동을 하자는 것들이 이러한
예이다.

최근 정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정치인증권시장(포스닥)에 대한 적극적인
IR(투자설명회)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

맹형규 의원은 포스닥을 통해 알게된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사이버공간이
아닌 현실공간에서 만나는 모임(오프모임)도 추진하고 있다.

< 김형배 기자 khb@ 정태웅 기자 redael@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