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JP)의 입에 항상 붙어다니는 화두는 "국가와 민족을 생각한다"
는 것이다.

이 화두는 JP의 정치역정 고비고비마다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왔다.

JP는 16일 국민회의 "열린정치포럼"소속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이 화두를
꺼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을 요구하는 주장에 그는 "나는 항상 국가와
국민에게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JP는 지난 8월 당 내부의 격렬한 반발과 자신의 약속파기를 무릅쓰고 내각제
개헌을 유보하는 이유로 자신의 화두를 끄집어냈다.

공동정권 탄생의 최대 목적인 내각제 연내 개헌 약속을 과감히 깨뜨리는
"비장의 카드"로 활용한 것이다.

그래서 JP의 화두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여러가지 뜻을 함축하고 있다.

JP의 심경에 무슨 변화가 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고 향후 정계개편과 맞물려
큰 파장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회의 의원들의 합당주장에 대한 그의 화두를 놓고 합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물론 JP는 17일 이러한 시각에 "또 시작하는군. 그런식으로 멋대로 하라고
그래"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양당 합당은 갈수록 가시화되고 설득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과거에도 그랬기 때문에.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