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 진행된 국정조사 청문회는 정치권의 무능만 또다시 노출한채
막을 내렸다.

의정 사상 처음으로 청문회에 현직 검사가 증인으로 출석하고, "대질신문"도
벌였으나 "옷로비" 및 "파업유도"에 대한 의혹을 푸는데 실패해서 그렇다.

정치권은 국민들의 비난을 의식, 지난주초 특별검사제 도입 협상을 재개
했으나 결론없이 한주를 보냈다.

때문에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금주 정가는 초반부터 난기류에 휩싸인 형국
이다.

오는 10일 개회되는 정기국회는 내년도 예산안은 물론 국가보안법 개정안과
인권법 등 각종 개혁입법, 그리고 내년 총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개정안 등 다양한 현안이 줄지어 대기중이다.

그러나 특검제 도입과 인사청문회 대상을 둘러싸고 여야가 평행선을 긋고
있어 개회를 5일 남긴 지금까지 의사일정 조차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한나라당이 사정정국 등에 항의해 등원을 거부, 여권 단독의 "반쪽국회"로
진행된 지난해 정기국회를 답습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벌써부터 흘러
나오고 있다.

물론 주초에 있을 총무회담에서 여야가 특검제 관련,상호 양보안을 제시
하면 의외의 좋은 결과가 나올수 있으나 현재로는 불투명하다.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10일은 "국민회의 신당발기인 대회"란 주요 행사도
열린다.

국민회의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창당 발기인 모임을 갖고 그 취지 및
창당의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한다.

이 모임은 당내외 인사의 비율을 대체로 1대 1로 해 30명 안팎으로 구성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모임에 참석하는 당외 인사들은 집권당이 추진중인 영입인사(알파)의
면모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등의 이유로 정치권의 관심이 상당히 높다.

김대중 대통령은 6일 오전 청와대로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을 불러 창당발기인
명단을 최종 확정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주도하는 민주산악회 재건 작업도 정가의 돌출 변수다.

지난 3일 김명윤, 강삼재 의원 등 과거 민주계 실세 의원들이 상도동에
모여 민산 지도부를 결성했다.

6일에는 김명윤 민산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민산 재출범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후 조직재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특히 한나라당 소속 민주계의원 20명정도가 당지도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이회창 총재와의 갈등이 보다 노골화될 전망이다.

오는 9일 열리는 용인시장 보선도 관심거리다.

최근 잇따른 수도권지역 선거에서 참패한 국민회의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
그동안의 열세를 만회한다는 전략이어서 여야간 표확보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 김영규 기자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