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4일 열린 국회 법사위 "옷로비 의혹"청문회에서 배정숙씨 및 연정희씨가
밝힌 증언 속에는 말로만 듣던 고관 부인들의 사치 행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장관급 자녀 결혼식에서 만나 "커피숍"에서 환담을
나누고 즉흥적으로 라스포사 앙드레김 페라가모 나나부티크 등 호화 의상실
에서 쇼핑을 즐겼다.

한 장관 부인이 앙드레김 등 고급 의상실 옷을 입고 있으면 다른 부인들이
충동구매에 나서는 양태도 나타났다.

지난 19일 강창희 전장관 딸 결혼식에서 만난 고관 부인중에는 배씨 및
연씨외에 이은혜(김정길 당시행정자치부 장관) 김아미(천용택 당시 행정
자치부 장관)씨 등이 행동을 함께 한게 그 예이다.

배씨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6일 라스포사에서 이은혜씨가 "30일
있을 청와대 장관부인 만찬에 입고 갈 옷을 사야겠다"고 했으며 이 자리에서
이 씨와 배씨는 30만원짜리 까만 원피스, 연씨는 30만원짜리 재킷과 10만원
짜리 스카프를 각각 구입했다.

이들은 의상실에서 밍크코트 등 고가의류 등을 구입할 경우 상당한 할인
혜택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이규택 의원은 "당시 라스포사 종업원은 이들이 입어본 3종류의
밍크코트의 가격이 각각 3천3백만원, 2천5백만원, 2천만원 등 9천여만원에
달했는데 장관 사모님들이어서 대폭 할인해 1천3백80만원을 불렀다"고
말했다.

연씨 등은 또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할때 평소 정부직원을 운전기사로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씨는 "26일 라스포사에 갔을때 (사적으로)검찰청직원을 쓰게 된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관부인들은 또 쇼핑을 끝나곤 유명 디너쇼로 몰려가곤했다.

배정숙 씨는 "지난해 12월19일 저녁 누가 나훈아 쇼 티켓을 구해와 함께
쇼를 관람했다"고 증언했다.

이규택 의원은 24일 "라스포사 앙드레김 나나부티끄 등 3대의상실의 98년
매출액은 1백25억여원에 달하고 올 상반기 매출액만 74억여원"이라며
실업자가 2백만명인데 이들 고관부인의 사치행태가 혀를 두를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