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및 "파업유도" 의혹을 풀기위해 열리고 있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가 증인들의 엇갈린 주장만 확인할 뿐 겉돌고있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데다 핵심 증인들이 출석을 거부,
"실체적 진실"에는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게다가 여야의원들도 증인들을 상대로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며 정치공세에
급급해 국민들의 의혹만 오히려 증폭시키는 양상이다.

의원들의 준비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청문회가 의혹을 밝히기는 커녕 증인들에게 자기변론의 기회를
제공하는 "소명회"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난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회 법사위 옷로비 청문회 둘쨋날인 24일 사건의 핵심인물로 증인출석
요구서를 받은 라스포사 정일순 사장은 건강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여야의원들은 장 사장에 대한 출국금지를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했으나
장 사장의 출석여부가 불투명해져 옷사건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날 조폐공사와 경찰청 기관보고를 받을 예정이던 파업유도 국정조사도
마찬가지다.

여야의원들은 이날 오전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의 증인채택여부를 둘러싸고
의사진행발언을 하며 신경전만 벌이다 기관보고를 듣지 못한 채 파행을
겪었다.

오는 26일부터 열릴 "파업유도 청문회"도 벌써부터 검.경측 증인들이
불참한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 이날 옷로비 청문회에 출석한 김태정 전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씨는
전날 강인덕 전 통일장관 부인 배정숙씨의 증언을 정면 부인했으나 정일순씨
의 불참으로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끝났다.

연씨는 "라스포사에서 자동차트렁크에 밍크코트가 실려온 것은 지난해
12월26일이며 3~4일후 이를 뒤늦게 발견해 99년 1월5일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연씨는 또 "신동아와 관련된 전날 배씨의 증언은 자기가 한 말을 내가 한
것처럼 얘기한 것"이라며 배씨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강변했다.

전날 배씨는 ""조복희씨네가 항공화물을 하니 최 회장의 외화도피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연말까지 수사발표를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으나 연씨는 "바깥일은 알지 못한다"며 부인했다.

연씨는 "쿠폰이 있느냐" "사직동팀의 내사사실을 미리 알지 않았느냐"
"밍크코트 입은 날짜가 언제냐"등의 의원들 질문에는 "모르겠다"로 일관했다.

이밖에 "검찰에선 1월5일, 사직동팀에선 1월9일 반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돼 있다"(한나라당 박헌기 의원)는 수사기록 내용도 전면 부인했다.

< 최명수 기자 mes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