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여야 모두 수해 현장을 다니며 민심잡기에 주력했다.

덕분에 제206회 임시국회가 문을 열었으나 정치권은 소모성 정쟁을 최대한
자제하며 한주를 보냈다.

그러나 금주 정가는 수해정국에서 벗어나 주초부터 팽팽한 긴장감에 빠져
드는 형국이다.

여야간 정치력으로 제거해야 할 뇌관이 곳곳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첫 뇌관은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다.

한나라당은 내각제 개헌 연기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종필 총리의
해임건의안을 10일 국회에 제출한다.

늦어도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13일 이전에는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나라당은 1백35석을 갖고있어 15석만 추가 확보하면 총리 해임건의안
을 통과시킬 수 있다.

JP에게 반기를 들고 있는 자민련 충청권 의원들, 그리고 김영배 전 총재
권한대행의 경질에 따른 국민회의내 반발 세력이 이에 가세하면 승산이
있다는게 한나라당의 계산이다.

이에대응, 여권은 총리 해임건의안 의결을 사전 봉쇄할 움직임을 보여
여야간 마찰은 불가피한 분위기다.

임시국회도 순항을 기대키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회의는 특검제법안과 추가경정예산안 및 민생법안 처리문제를 일괄
타결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11일까지 특검제와 국정조사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본회의를 연기해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 자칫 국회가 파행으로 끝날수도 있다.

세풍자금 분산 은닉의혹도 정국 파행의 불씨 역활을 할수 있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6일 주례 당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세풍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결국 총리 해임건의안, 추경안처리, 세풍의혹 등 갖가지 난제가 실타래처럼
엉켜있어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물론 세풍수사와 총리 해임건의안간의 "빅딜설"이 나돌고 있으나 그 가능성
은 희박한 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8.15 특별사면 여부도 "태풍의 눈"
격이다.

김 대통령은 현철씨의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반대 여론이
높아 그 결과를 속단 할수는 없다.

금주는 또 향후 대통령의 경제및 정치운용 방향이 담겨있는 "8.15 경축사"
가 그 윤곽을 드러낸다.

이에맞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도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정치구상을
발표한다.

이에는 YS와의 정치적 보폭도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강창희 의원의 총무직 사퇴로 주류와 비주류의 위상이 뒤바뀐
자민련의 움직임도 주목거리다.

때문에 정치권이 해법을 잘못 제시할 경우 무더운 날씨 만큼이나 국민들
에게 높은 불쾌지수를 느끼게 해줄 가능성이 큰 한주다.

<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