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은 8일 "국민회의가 추진하는 신당의 지도
체제는 총재 아래 대표와 최고위원 5~6명을 두고 당무위원도 30~40명정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대행은 이날 KBS1-TV "일요진단"에 출연, 이같이 밝히고 "신당은 12월께
창당될 것이며 창당준비위와 별도의 결사체를 만들어 각계인사들을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행은 또 영입인사의 기준에 대해 "명망가나 청년층이라는 도식적인
기준보다는 무엇보다 도덕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이 대행은 "야당에서 오인하는 것처럼 김대중 대통령이 임기말에
정권연장을 위한 개헌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신당의 지도체제 =이 대행의 발언은 신당의 지도체제가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가 될 것임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이같은 방침은 임시체제인 현행 총재권한대행 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집단지도체제가 확정될 경우 신당의 총재는 김대중 대통령이 계속 맡을
가능성이 높다.

당 대표는 전국정당화로 무게를 둔다면 이수성 민주평통수석부의장이, 세대
교체 또는 개혁인사로 정한다면 이종찬 부총재나 이인제 당무위원이 물망에
오른다.

5~6명의 최고위원은 김근태 한광옥 이종찬 노무현 부총재와 이인제 당무위원
등 이른바 차세대 주자들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 내각제 연내유보 =16대 총선에서 여권이 개헌가능 의석수인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내각제 개헌은 물 건너간다는게 이
대행의 인식이다.

이 대행은 "내년 총선 결과 내각제를 지지하는 의원수에 따라 내각제 개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김 대통령이 임기동안 열심히 일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면 된다"고 말한 뒤 "임기말에 무슨 개헌을 하느냐"고 반문, 일부에서
지적하는 임기말 개헌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이 대행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내각제를 하려면 국회의원의
질이 높아지고 국회가 깨끗해야 한다"고 지적, 현 상황에서의 내각제 불가론
을 제기했다.

<> YS 정치재개 및 김현철씨 사면 =이 대행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점잖게 있는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 대통령이 나라일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을 불러 의견을 전달하거나 편지 또는 전화를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내에 사무실을 설치해 달라는 김영삼 전 대통령측의 요구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한 내줘야 한다"면서 "다만 김 전 대통령이 그렇게 하는걸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철씨 사면과 관련, 이 대행은 "여론조사결과 국민의 80~90%가 반대하고
있어 지난 6일 청와대 주례보고때 "반대여론을 잘 참작해 달라"고 김 대통령
께 건의했더니 김 대통령이 "며칠 더 생각해 보자"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 대행은 또 "김 대통령은 자식 키우는 아버지로서 김현철씨에 대한
동정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김 대통령이 고심하는 모습을 전했다.

< 최명수 기자 mes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