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정치권은 모처럼 망중한의 시기였다.

여야총재가 여름 휴가를 떠났고 대부분의 의원들도 지역구에 내려가 여의도
정가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주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계복귀 선언, 주말에는 세풍이 또다시 정치권을
강타했으나 하한정국에 묻혀 그 위력은 반감됐다.

그러나 정치권의 휴식은 지난 한주로 끝난것 같다.

여야 3당 모두 자의든 타의든 "새판짜기"에 본격 나서 금주의 정가는 그
어느때보다 바쁘게 돌아갈 전망이다.

우선 김대중 대통령의 청남대구상이 그 가닥을 드러내며 여권 내부에서
구체화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김 대통령은 청남대에서 앞으로의 국정운영 방향을 담은 "8.15 경축사"를
직접 손질했다.

여기에는 이른바 "DJ 노믹스" 제2기의 경제철학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정치 주체를 중심으로 한 정치개혁 방향도 제시될 것이다.

이는 신당의 모습과 맛물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대통령은 이를위해 휴가지에서 직간접으로 많은 인사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도 휴가중 구상한 YS 대책을 가시화할 것이다.

특히 당내 민주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YS 연대론"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가에 정치권의 관심이 높다.

결과에 따라 한나라당은 자칫 심각한 내분을 겪을 수도 있다.

또 한나라당과 YS간에 펼치는 세규합 대결도 주목거리다.

이인제 국민회의 당무위원 박찬종 전 의원 등의 행보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있다.

내각제유보 이후 나타난 자민련의 내홍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도
정가의 큰 변수다.

명예총재인 김종필 총리 초청 오찬과 김용환 수석부총재 주재의 만찬이
잇따라 열리는 2일은 자민련의 향배를 가늠할수 있는 중요한 날이 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금주는 또 지난 보름간 휴회한 국회가 문을 다시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2일 제206회 임시국회가 개회되면 지난 회기에서 처리하지 못한 산적한
현안을 다루게 된다.

2차 추가경정예산안, 근로소득세 경감을 주요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안 등 민생법안이 줄을 잇고 있다.

논란의 소지가 큰 국가보안법개정안 등 개혁입법들도 대기중이다.

여야는 의정활동과 동시에 "파업유도" 및 "옷로비" 의혹을 조사할
특별검사제 법안과 국정조사 방향에 대한 입장도 최종 조율한다.

특검제법안의 경우 특별검사 임명권자,조사대상,조사시한 등은 물론 증인
채택의 범위를 둘러싸고 여야간 뜨거운 설전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주말 불거진 세풍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정국의
풍향이 잡히고 국회운영의 파행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 김영규 기자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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