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민주산악회"를 재건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22일엔 김동길 전 연대교수와 오찬회동을 갖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민주산악회가 내년 총선을 기해 본격적인 정치세력으로
발돋움할 경우 텃밭인 영남지역이 허물어 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빠져들고
있다.

YS가 후견인이 되는 정치세력에 대해 현시점에서는 국민들이 냉소적이지만
총선이 임박하면 영남지역에서 만큼은 지역대결 정서가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소속 의원 상당수가 동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인사 대다수는 YS가 신당을 창당하는 쪽으로 이미 마음을 굳혔다고
보고 있다.

신당 출범은 내년 총선을 몇달 앞둔 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그러나 "YS신당"이 여권의 정계개편과 맞물리면서 추진될
경우 그 속도가 빨라지고 폭도 넓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원내 제1당을 유지하지 못하고 세가 위축될 경우 비주류의
원심력을 점차 커지게 되고 이탈세력이 계속 늘어갈 가능성도 없지않다.

여권은 아직까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한나라당이
분열하거나 신당의 출현으로 한나라당이 왜소화되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YS신당이 그리 달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막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나라당 안택수 대변인은 22일 주요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민주산악회의
재건이 정치활동을 목적으로 할 때에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만일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활동을 하게된다면 우리나라의 3김정치는
바야흐로 "후3김시대"에 돌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한나라당내에서는 과거 민추협이나 민주산악회에 가담했던 인사들이
탈당은 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민주산악회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역의원으로는 이날 YS-김동길 회동에 함께 참석했던 한나라당의 서청원
정의화 이재오 박종웅, 무소속 한이헌 의원등이 1차 가입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재문 김정수 박관용 김무성 최형우 권철현 신상우 의원등 부산출신
인사들 대부분도 회원으로 참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경남출신의 강삼재 김재천 김동욱 노기태 이강두, 전국구인 김명윤 김수한
조익현 김영선 의원등도 산악회 가입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과거 YS와 야당을 함께한 서울의 김덕룡 백남치 이신범, 인천의 이원복,
경북의 김찬우 신영국 의원 등도 거취와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원외인사로는 김광일 전청와대비서실장, 문정수 전부산시장, 민추협 멤버
였던 박찬종 전의원, 조홍래 전청와대 정무수석, 황병태 김봉조 전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상도동측은 한나라당내에서 이 총재의 눈치를 봐야하고 지역민심도 파악해야
하는 등 다수의 "과거 동지"들이 민주산악회 가입을 주저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초기에는 정치성을 배제한 친목위주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가입하는데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다.

또 정치결사체로 전환할 것인지 여부는 회원들의 중지를 모아 결정하는
형식을 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박정호 편집위원 j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