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에서 열린 자민련 의원총회는 여권 지도부에 대한 대대적인
성토장이었다.

"연내 개헌 유보"방침에 대해 내각제 강경파들이 "당 간판을 내려야 한다"
"국민의 뜻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일제히 비판한뒤 연내 개헌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의원은 개인들이 내각제 관철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총이 열리자 첫 발언권을 얻은 김종학 의원은 개헌유보에 따라 민심이
바닥을 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미 정신적인 합당상태가 됐다"며 "그러나
97년 대선 합의문은 한줄, 한자도 바뀌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양당은 8인협의회가 아니라 합의문대로 "내각제 추진위"구성을 통한
협상을 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김칠환 의원은 "내각제 포기는 기만이요 배신이다. 총리는 이렇게되면
대접을 받지 못한다"라고 당지도부를 직접 겨냥했다.

이어 "김영배 전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이 경질될 때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게 허사가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최악의 경우 장외투쟁도 해야 할 것 아니냐며 지도부의 무기력을
비난했다.

그러자 자민련이 한데 뭉쳐 내각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이원범 의원은 "문민정부의 도덕적 기반이 무너지고 역사에 지워질수 없는
대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혜를 모아 내각제 관철을 위해 힘을 모을때"
라고 말했다.

이양희 대변인은 "나를 의심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8인협의회 협상팀
에서 빠지겠다"고 말을 꺼낸뒤 "그러나 앞으로도 총재 총리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며 의총장을 떠났다.

이긍규, 정일영 의원 등도 "8월말까지 국민에게 DJP가 내각제 실시 약속을
선언해야 한다"며 "두 분이 내각제 실시 약속을 지키고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될 경우도 있다"고 이색적인 제안을 했다.

한편 박태준 총재는 의총에 앞서 만찬을 갖고 "참기 어려운 문제를
헤쳐나가야 하는 것이 공동정부의 한축인 자민련의 숙명"이라며 "국민정부가
5년동안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을 당부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