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주말을 이용해 지방휴양소인 청남대에서 휴식을 취하며
갈수록 꼬여만 가는 시국현안에 대한 해법찾기에 들어간다.

김 대통령의 이번 구상은 미국.캐나다 순방 등 격무로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6.25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교착상태에 빠져드는
정국의 심각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여권의 해석이다.

김 대통령에게 가장 급한 불은 여권공조를 튼튼히 하기위한 국민회의
지도부 개편과 특검제문제, 정치개혁, 내각제문제등 정치현안이다.

특히 김종필 총리와 내각제 논의를 담판짓기로한 8월말이 가까워지고 있는
데다 가을 정기국회로 접어들면 바로 총선정국으로 치닫게 돼 현안문제들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입장이다.

현재 가장 쟁점으로 떠오른 삼성자동차 처리를 포함한 기업구조조정문제와
남북문제도 김 대통령이 머리를 짜내야 할 큰 짐이다.

또 중장기적인 과제로는 8.15 광복절을 계기로 선언할 예정인 생산적
복지국가의 비전제시를 통해 중산층 서민의 민심을 끌어안는 일이다.

김 대통령은 우선 당지도부 개편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여 정국을 풀어
나가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배 총재권한대행의 사표를 반려했다가 김종필 총리가 불편한 심기를
보이자 사표수리로 급선회한 것은 여권공조에 대한 김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
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당지도부의 사표를 모두 수리한 것과 관련,
"국정현안이 산적한 시기에 공동여당이 혼신을 다해 공조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이 올해 최대의 개혁과제로 잡았던 정치개혁을 더이상 미룰수
없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교착정국을
타개해야만 할 처지다.

정국을 뒤틀리게 만드는 특별검사제에 대해서도 기존 여권의 입장보다
전향적인 해법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경제개혁에 대해선 민심 수습의 한 방안으로 개혁의
속도를 더욱 높이는 방안을 들고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때마침 분기별로 점검하기로 돼있는 대기업 구조조정 실적을 체크할
시점이 도래해 있기도 하다.

삼성자동차 문제가 본질을 떠난채 정치문제로 비화되는 것도 차단해야할
과제다.

김 대통령은 이번 휴가중 이러한 시국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당장
확정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밑그림을 그린뒤 청와대로
돌아와 큰 원칙을 제시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