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자민련 총재단회의는 청와대 및 국민회의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여권 일각에서 내각제 개헌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쳐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모 일간지의 보도와 관련, "내각제 자체를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라면서 일제히 비난에 나선 것이다.

이양희 대변인은 회의가 시작되자 "모 일간지의 보도내용은 당의 사활이
달린 문제"라면서 총재단에서 명확한 입장정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
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기사의 취재원이 청와대와 국민회의 핵심인사로 돼 있다"
면서 "진상을 파악하고 강력히 항의해야 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자 평소 공동여당에 우호적 입장을 보였던 박태준 총재가 이례적으로
날카로운 목소리를 냈다.

박 총재는 "내가 이 계획에 찬성의사를 표시했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무근"
이라고 일축한뒤 "김중권 청와대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변인 교육을
잘 시키라고 했으며 김영배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과 직접 따질 것"이라며
흥분했다.

이에 대해 이인구 부총재는 "이것은 청와대에서 흘린 것"이라고 지적한뒤
"저쪽에서 "내각제논의를 8월말까지 중단한다"는 4인회동 합의를 깬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철언 부총재는 "여권 핵심인사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학원 김종학 부총재 등도 강력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공동여당에 대한 비난성 발언이 빗발치자 강창희 총무는 "김대중대통령의
대전 발언 이후 청와대 쪽에서 국민투표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논의유보
약속을 깬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내각제 추진위를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동안 입을 다물었던 김용환 수석부총재 역시 이번 사건의 문제점을 조목
조목 비판했다.

김 수석은 "청와대 대변인의 말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4인 약속을 깨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대선당시 후보단일화 합의문을 예로 들면서 "내용의 실체도 없이 국회
에서 논의도 안해보고 국민투표실시 운운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국민투표 불가 입장을 확실히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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