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가 제시한 "제한적 특별검사제"에 대해 한나라당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검제 도입에 대한 여야간 속내가 그만큼 다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특검제가 정부의 대야 정치사정을 피할수 있는 중대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여권은 야당이 이를 악용하면 정국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는데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 국민회의

"한나라당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진실을 규명하려 하기 보다는 특검제
를 이용해 대여 압박공세만 펴고 있다"(국민회의 이영일 대변인)는게
국민회의의 시각이다.

한나라당이 요구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를 모두 수용한 만큼 야당은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국민의 의혹을 밝히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면적인 특검제 도입이 아닌 "파업유도"의혹에 대한 제한적 특검제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더이상 야당에게 정국주도권을 빼앗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민회의는 또 겉으로는 특검제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비효율적"
이라며 제한적인 특검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야당의 정치공세에
휘말릴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특검제를 전면적으로 제도화할 경우 정치적인 의혹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야당이 특별검사 임명을 요구하며 이를 정치무기화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김대중 대통령은 특검제와 관련한 당의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김영배 총재권한대행에게 "당이 알아서 처리하라"고 말해 국민회의
는 기세가 올라 있다.

이에따라 "파업유도" 의혹에만 국한된 특별검사 임명 특별법을 만들어
국민들의 의혹을 씻는 한편 전면적인 제도화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한다는 여권의 입장은 확고해질 전망이다.

이번 주말까지 한나라당이 제한적 특검제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여권
단독으로라도 "파업유도"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 최명수 기자 meson@ >


<> 한나라당

이날 이회창 총재 주재로 당무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여권의 "제한적
특검제" 수용불가 입장을 확인하고 전면적인 특검제 도입을 거듭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모처럼 여론을 등에 업고 정국 주도권을 쥔 이상 "특검제 전면
도입"이라는 "다목적 카드"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도 "검찰의 파업유도공작 의혹"사건은 검찰이 중립적이지 못하고
권력의 시녀가 됐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킬 결정적인 호기라는게 한나라당
지도부의 일치된 견해이다.

"검찰이 관련된 사건을 스스로 수사할 수 없으므로 객관적인 특별검사를
임명하자는 것"(이부영 원내총무)이라고 주장하는 이면에는 검찰의 편파성을
부각시켜 공권력을 무력화하자는 의도를 담고 있다.

그동안 세풍,북풍,공직자 사정 등을 통해 속수무책으로 당해온 야당은
이번 기회에 수세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검찰을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제2의 사정을 회피한 것도 특검제 논란을 통해 얻은 야당의 결실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6.3 재선거 이후 최순영 리스트나 원철희 리스트등을 시중에 흘리며
고위 공직자 부정부패 단속을 은연중에 경고했으나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
의 "폭탄주 발언파문"이 터지면서 "제2의 사정설"은 수면아래로 잠복하고
말았다.

여당이 특검제를 수용하지 않아 설사 국정조사가 여당 단독으로 열리거나
무산되더라도 한나라당은 잃을게 없다는 계산도 다분히 깔려 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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