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가 제시한 "제한적 특별검사제"에 대해 한나라당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검제 도입에 대한 여야간 속내가 그만큼 다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특검제가 정부의 대야 정치사정을 피할수 있는 중대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여권은 야당이 이를 악용하면 정국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는데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국민회의 =16일 당사에서 당8역회의를 열고 조폐공사 파업유도발언의
진상을 조사할 "특별검사 임명 특별법" 제정을 한나라당이 하루라도 빨리
수용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이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해 주기 위해 국정조사를 요구했을 때 이를
수용했고 특검제의 실시까지 받아들인 만큼 더이상 양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영일 국민회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제한적 특검제
제안을 거부하는게 최종적인 결정인지 주말까지 기다려보겠다"며 "한나라당이
국민적 의혹해소 보다는 정부여당을 압박하기 위한 공세에 목적이 있다면
공세여부와 관계없이 단독국정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가 전면적인 특검제 도입이 아닌 "파업유도"의혹에 대한 제한적
특검제 카드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야당에게 정국주도권을 빼앗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검제를 전면적으로 제도화할 경우 매번 정치적인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야당의 정치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 뻔한데다 당내 일각에선 제도의 효율성
에도 의문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박상천 전 법무장관은 전날 긴급확대간부회의에서 <>특별검사의
수사기간이 일반검사보다 길고 <>심도있는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특검제 전면도입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결국 야당과 시민단체의 요구에 밀려 특검제 도입을 받아들이기는 했으나
정국주도권 싸움에서 마저 질 수 없는데다 제도자체의 효율성때문에 제한적
특검제 도입을 고수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이날 이회창 총재 주재로 당무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여권의
"제한적 특검제" 수용불가 입장을 확인하고 전면적인 특검제 도입을 거듭
주장했다.

안택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한시적 특별법에 의한 변형특검제 발상은
난국의 해결책이 아니라 미봉책"이라고 말했다.

또 "제도적으로 정착되지 않는 "제한적 제도"운운은 국면호도를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부영 총무도 "여당의 안이 진일보 한 것이기는 하지만 특검제라는
껍데기만 있을 뿐 제도도입에 대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박종웅 의원은 "여당은 서해안 총격사건을 4대의혹
국정조사 또는 특검제 도입 등의 회피수단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나라당이 전면적 특검제를 주장하는 것은 시민단체 등의 여론을 등에 엎고
여당을 압박하며 정국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일부에서는 그동안 특검제 도입에 반대입장을 고수해온
여당으로부터 양보안을 얻어낸 만큼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4대의혹 사건을 중심으로 정치적인 공세를 벌일만큼 벌인데다 번번이 여당이
양보해 준 만큼 더이상 버틸 명분이 없지 않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이부영 총무는 여당으로부터 제한적 특검제 제안을 받은 뒤 "야당
총무가 목소리를 높이니 그래도 이정도까지 온 것 아니냐"며 여당이 어렵게
양보안을 제시했음을 시인했다.

< 최명수 기자 meson@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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