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인접지역에서 9일간 대치하던 남북
해군은 앙금을 풀기라도 하듯 치열한 근접 전투를 벌였다.

15일 오전 7시15분 안개가 엷게 깔린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북 어선 5척이
한계선을 넘어 왔다.

10분쯤 뒤어선 8척이 추가로 선을 넘어 NLL 남방 2.5km에서 꽃게잡이를
했다.

7시55분.

80t급 북한 경비정 2척이 NLL 남방 2.5km까지 넘어 왔다.

30분쯤 뒤에는 4백20t급 북 경비정 2척이 어뢰정 3척의 호위를 받으며
우리 영해를 침범했다.

함포는 모두 우리 쪽을 향하고 있었다.

북한 경비정들이 계속 영해를 침범하자 우리 해군은 밀어내기식 충돌작전을
준비했다.

9시7분.

작전 명령이 떨어졌다.

우리 고속정 8척과 1천2백t급 초계함 2척이 북 경비정 쪽으로 빠른 속도로
접근했다.

해군 고속정은 초계함과 함께 2개의 편대를 구성, 한쪽에서는 충돌작전을
펴고 다른 한쪽에서는 북 경비정을 포위해 들어갔다.

9시20분.

우리측 고속정 1척이 북한 4백20t급 경비정 1척을 향해 돌진, 충돌했다.

출동작전은 5분간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소형 경비정 1척이 크게 부서졌다.

대형 경비정 1척도 선체가 크게 손상됐다.

9시25분.

북 경비정에 있던 10여명의 사병들이 일제히 갑판위에 올라와 조준사격
자세를 취했다.

"타다당..."

25mm 기관포가 우리 해군 고속정을 향해 빗발치듯 날아왔다.

북측의 선제공격이었다.

우리 해군은 즉각 응사했다.

해군 초계함과 고속정은 76mm와 40mm 함포로 대응 사격했다.

9시30분.

우리 초계함에서 발사된 40mm 함포가 북 소형 경비정 1척에 명중됐다.

"꽝"

굉음과 함께 북 경비정이 크게 흔들렸다.

시커먼 불기둥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선체가 크게 부서지면서 침몰했다.

흥분한 북한 경비정들은 미친듯이 사격을 해댔다.

함포와 기관총이 난사됐다.

우리측 초계함과 고속정의 기관실에 포탄이 날아들었다.

선체일부가 파손되고 장병 7명이 약간의 부상을 입었다.

피해는 경미했다.

곧 전열을 정비한 우리 해군은 다시 북한 소형 경비정 1척에 집중 사격했다.

함포사격을 받은 소형 경비정은 선체가 크게 부서지면서 물속에 반쯤 침몰
했다.

전세가 불리하다는 것을 깨달은 북 경비정들이 치명상을 입은 소형 경비정을
동반하고 NLL 북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북쪽으로 철수하던 소형경비정 1척이 기웃하더니 서서히 물밑으로 가라
앉았다.

짧았지만 치열했던 전투상황이 끝났다.

교전이 끝나자 해상에는 아침 안개보다도 짙은 포연이 자욱했다.

화약연기가 코를 찔렀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시간대별 교전상황 ]

<> 7시15분 =북한 어선 5척 NLL 침범
<> 7시25분 =북한 어선 8척 NLL 추가 침범 등 총 20척이 NLL 남방 2.5km
해상까지 남진
<> 7시55분 =북한 경비정 2척 NLL 남쪽 2km까지 침범
<> 8시30분 =북한 경비정 2척 NLL 남쪽 2km까지 추가 침범
<> 9시 7분 =아군 고속정 1척이 북한 경비정(4백20t급)에게 충돌작전 개시
<> 9시20분 =아군 고속정이 80t급 북한 경비정 저지 충돌
<> 9시25분 =아군 고속정이 북한 어뢰정의 남진을 저지하기 위해 충돌하던중
북한 4백20t급 경비정에서 25mm 기관포 선제사격. 이에 아군
초계함과 고속정은 76mm 함포와 40mm 함포로 대응사격
<> 9시30분 =북 어뢰정 1척 침몰
<> 9시35분 =연평도 인근 해역 우리측 조업어선 긴급철수
<> 9시40분 =해군 40mm 발칸포에 북 경비정 파손
<>10시00분 =북한 경비정 NLL 북방으로 철수. 서해 5도 지역 군부대
데프콘 3 상황에 준하는 전투준비태세 강화 지시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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