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0일 저녁 국민회의 당무위원과 국회의원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며 "옷 뇌물"의혹과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자리에서 "오늘 솔직한 나의 심정을 말하겠다"며 1시간 10분
에 걸쳐 어려운 상황을 맞은데 대한 고충을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옷사건때 김 장관을 유임한 것과 관련,"죄가 없다면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 것"이라며 "여론에 떠밀려 죄없는 사람을
해임하면 누구도 충성심을 갖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 "나도 솔직히 망설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여론의 비난을
감수하고도 내가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로 유임시켰다"고 술회했다.

김 장관의 해임에 대해서는 "백주에 폭탄주를 마시고 마치 정부가 공작을
한 것처럼 발언한 것은 중대한 문제이며 이런 일에 장관이 책임을 지지
않으면 누가 책임을 지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전국의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41명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진형구 전대검공안부장의 파업유도 발언과 관련, "그
말은 검찰에 씻을수 없는 타격을 줬고 기가 막힌 일"이라며 격앙된 어조를
보였다고 박준영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작년에 검찰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고 말했다"고 지적
했다.

이와함께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듯, "정리해고는
근로자들에게는 생계가 달린 문제인데도 눈물을 머금고 한 것이었다"고
상기시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누가 이 어려운 상황에서 파업을 유도하겠느냐"며
검찰이 파업을 유도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한 두 사람의 실수로 검찰이 욕을 먹으면 안된다"고 말해 파업
유도 의혹발언을 단순한 실언으로 규정했다.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할때는 호소하는 심정
으로 말했다.

김 대통령은 "대통령도 잠시고 여러분의 자리도 잠시이지만 검찰은 영원
하다"며 검찰의 중요성을 언급한뒤 검찰의 신뢰회복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옷 로비"의혹 사건처리와 관련,"대통령이 민심을 모른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역사를 보더라도 항상 박수갈채를 받으려고 일하다
보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수 없다"며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강조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