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6.3 재선거 압승의 여세를 몰아 대여 압박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김태정 법무장관의 해임과 현 정권의 비리 의혹 폭로, 사정라인 개편 요구
등을 통해 재선 이후의 정국 주도권을 장악해 내년 총선까지 그 세를 이어
가려는 전략이다.

또 한나라당의 요구가 받아지지 않을 경우 현 정권 퇴진 운동등 특단의
초치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송파갑 재선에서 원내 진입에 성공한 이회창 총재는 이날 오전 기자
회견에 이어 오후 경북 포항지역 국정평가대회 등을 통해 대여 압박을 주도
하고 있다.

이 총재는 또 5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김대중 대통령의 러시아.몽골 순방
설명회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당분간 대여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중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다음주 열릴 예정인 임시국회에서 대 정부질문 등을 통해 "옷
로비"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권 발동과 특검제 도입을 요구하는 등 김 장관
퇴진을 위한 압박수위를 계속 높여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날 ''호화의상 뇌물의혹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또 ''국민회의의 3.30 재.보선 50억원 사용설''과 김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비서진 인책 문제를 동시에 쟁점화 하는 등 전선을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태정 법무장관 해임과 특검제
도입을 통한 "옷 로비"의혹 사건 및 여권의 "재보선 50억원 살포의혹" 수사를
촉구했다.

이 총재는 또 "이번 선거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김대중 정권의 국정실패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었다"면서 "만일 이런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단호한
결단을 내릴 것이며, 이 정권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이어 "김 대통령과 여당은 무엇보다 권력구조에 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정치개혁 협상에 앞서 내각제 개헌문제를 먼저 매듭
지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안택수 대변인도 "오늘 주요 당직자회의 등에서는 재선거 결과로 확인된
민심의 소재를 재점검하고 강력한 대여 투쟁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며
"앞으로 우리 당은 현 정권의 비리 의혹은 물론 여론조사를 잘못해 김
대통령을 오판케 한 청와대 정책기획실등에 대한 인책도 추가로 촉구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김정길 청와대 정무수석은 서울 송파구 한나라당 지구당사로
이회창 총재를 예방, 김대중 대통령이 보낸 축화 난을 전달한후 러시아 방문
설명회 참석을 요청했으나 김 총재는 이를 거절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