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정치개혁을 위한 단일안 마련에 본격 나서고 있다.

국민회의 정치개혁특위 대표인 안동선 지도위의장과 자민련 김종호 정치개혁
특위위원장은 지난10일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이달말까지 정치개혁에 대한
여당 단일안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양당은 이를 위해 12일 국민회의 총무경선이 끝나는 대로 8인 정치개혁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핵심 쟁점인 선거구제 등에 관한 실무협상을 벌여 나갈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내각제 문제가 매듭될 때까지 정치개혁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우보전술을 펼치고 있어 여야간 정치개혁 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그동안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해 놓고도 합동회의를
열지 못하는 등 진통을 겪어 왔다.

그러나 최근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가 "오는 8월말까지 내각제
논의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합의함에 따라 ''정치개혁 협상''은 급류를 타게
된 것이다.

양당은 이번주부터 실무협상에 들어가지만 특히 선거구 문제와 관련,
자민련이 당론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이달말까지 단일안 마련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민회의는 소선거구제에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당론으로 정하고
있으나 중.대선거구제에 관해서도 융통성을 보일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자민련은 비충청권 의원 및 중진들의 경우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인 반면,충청권 의원 및 초.재선 의원들은 소선거구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 있다.

그러나 김정길 청와대 정무수석이 최근 "김 대통령은 소선거구제에
정당명부제를 결합하자는 입장이며 김 총리는 중.대선거구제에 정당명부제
라면 받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하면 양당이 접점을 쉽게 찾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양당간 협상과정에서 내각제와 정치개혁을 분리한다는 입장이 고수될
수 있느냐가 협상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구제 문제는 기본적으로 내각제 문제 등 권력구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어 현실적으로 분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달부터 대야정치개혁협상을 강행, 늦어도 8월까지 마무리짓고
9월부터 내각제 논의에 들어간다는게 여권지도부의 기본방침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여권이 오는 4월말까지 정치개혁 단일안을 마련하고 대야
협상에 박차를 가하더라도 서두르지 않고 여권의 내각제 개헌논의를 지켜
보며 협상에 임한다는 전략이다.

이회창 총재는 "대통령제냐, 내각제냐 하는 권력구조문제는 집의 골격과
같은 것"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하겠다는 정권 차원의 의지없이 정치개혁
부터 하겠다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권의 적극적인 정치개혁 추진방침에도 불구, 여야정치개혁협상
은 9월이 돼야 본격화될 전망이다.

< 김형배 기자 khb@ >

[ 여야간 선거법 입장 ]

<> 국민회의
- 당론 : 정당명부제+소선거구제(지역:비례 = 1:1)
- 협상카드 : 정당명부제+중선거구제

<> 자민련
- 당론 : 미확정
- 계파별 입장 : 1) 소선거구제 선호 : 대전/충남권 다수
2) 중/대선거구제 선호 : 당준진, 수도권/TK
3) 소선거구제+중/대선거구제 : 김용환 수석부총재 등

<> 한나라
- 당론 : 소선거구제+비례대표제(지역 230명, 비례 40명)
정당명부제 반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