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집트 정상회담에서는 비동맹 및 아랍지역 중심국가인 이집트로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받아 국제적 지지기반을 넓혔다.

특히 무바라크 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의 냉전구조 해체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은 큰 소득이다.

실제로 이집트 정부는 지난해말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북한측에 혓볕
정책을 설명했으며 그결과 북한측으로부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반응을
얻어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대통령취임후 북한을 3차례 방문한 것을 비롯해 4차례나
북한을 방문할 정도로 북한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과 북한을
잇는 가교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김 대통령이 그동안 미.중.일 3국과의 정상외교에서 한반도의 긴장완화
를 통해 경제난회복의 걸림돌을 제거해온 외교전략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한.이집트 정상은 이를 바탕으로 경제 과학기술등 양국간 실질협력을 강화
하는데 합의했다.

경제분야에서는 한국이 이집트의 경제개발을 위해 적극 지원하는 대신
이집트 정부는 한국의 정보통신업체와 건설업체의 이집트 진출을 돕는
방식의 협력방안이 논의되었다.

이집트측은 이번 회담에서 아므리아 방적공장의 경영개선사업과 알렉산드리
아 조선소의 확충사업에 한국기업이 적극 참여해 줄것을 요청했다.

이와함께 <>변압기 설계제조 전문가파견 <>태양력 풍력발전사업 <>이스마일
리아 기술단지개발사업 <>수에즈만 경제특구사업 <>원자력분야 등의 분야에서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이와 관련, "두나라의 경제협력을 위해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와함께 한.이집트간 교역규모가 8억3천만 달러에 이르렀다는 점을 들고
이집트에 대해 무역수지흑자 기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살려 확대균형을 이뤄나갈 것을 제의했다.

우리 기업의 산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집트와의 경제협력에 적극 나서는
대신 이집트로부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적인 지원을 받아내는 한차원
높은 실질협력 파트너 관계로 진입한 셈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중동의 평화정착을 위한 지원과 관련, 우리의 관심과
의지를 천명하여 중동지역과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할 수있는
여지도 마련했다.

한국과 이집트는 지난95년 국교수립후 별다른 관계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으나 이번 이집트 대통령의 최초한국 방문으로 우호관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될 전망이다.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이종찬 국정원장의 이집트 방문으로 고위관계자
교류의 물꼬를 튼데 이어 김우중 전경련회장, 박태영 산자부장관, 김종필
국무총리가 잇따라 방문, 두나라 사이의 관계는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