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에게 실세총리로서의 힘과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통령을 보좌만 하는 과거의 "얼굴 마담형" 총리가 아니라 정부부처를
총괄하면서 행정전반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까지 김종필 총리는 여당과 정부 사이에 불협화음이 빚어졌던
일부 현안들에 대해 대부분 교통정리를 마쳤다.

특히 국민회의측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정부 정책들에 대해서도
정부의 의지를 관철했다.

물론 이같은 JP의 행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12일 당정간, 또는 공동
여당간 견해 차가 있는 정책에 대해서는 당정이 김 총리의 결정에 따르도록
지시한데 따른 것이기는 하다.

김 대통령이 김 총리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이다.

한편으로는 다소 방관자적 위치에 있던 김 총리가 "책임감"을 갖고 국정에
임해 줄 것을 주문한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김 총리 스스로가 최근 들어 국정을 부쩍 챙기기 시작함으로써
총리의 위상이 "공동정권의 한 축"으로 높아지고 있다.

김 총리는 지난 12일 열린 고위당정정책 조정회의에서 국민회의 자민련 등
여당이 정부정책에 혼선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국민연금확대의 연기
등을 거론했으나 이를 일축했다.

문제를 제기했던 당측 인사들을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은 김 총리에게 "사과"한 뒤 기자들에게도 더
이상 재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저녁에는 동교동계 실세인 권노갑 국민회의 고문과 저녁을 같이
하면서 공동정권의 공조체제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쳐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의 국정협의회에서는 국민회의가 제기했던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의
비공개 인사청문회 실시문제를 "없던 일"로 돌려 버렸다.

인사청문회 대상은 국회 임명동의 절차가 필요한 직책으로 한정하도록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헌법 취지에도 맞는다는 JP의 소신에 따른 결정이었다.

국민회의측 참석자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공동 여당간에 의견이 다른 정부조직 개편 문제에 대해서도 가이드 라인을
분명히 했다.

"개편방향은 부처통폐합보다는 현실에 입각, 기능위주로 재조정돼야 한다"
는 것이 요지였다.

일각에서는 물론 자민련 몫의 경제부처들이 통폐합 대상에 많이 올라 있는
것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라는 지적도 없진 않다.

김 총리는 이날 국정협의회를 주재한 데 이어 국민연금관리공단을 방문,
4월 실시를 위해 차질없이 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연기론에 미련을 갖고 있는 정치권에 우회적으로 경고의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JP는 오는 21일엔 청와대 김중권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을 초청, 골프회동
을 갖는다.

청와대와 총리실 사이의 협조 관계를 다지기 위해서다.

간접적으로는 청와대 참모들에게도 자신이 공동정권의 한 축임을 주지
시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뚝심과 여유"로 상징되는 JP의 행보는 공동정권의 특성상 앞으로 더욱
관심을 끌게 될 것 같다.

< 양승현 기자 yangs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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