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은 이번 청문회 기간 내내 특위위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시
하면서 밀착 감시활동을 벌였다.

시민단체들은 특히 각 위원들의 활동 상황을 평가하는 일일보고서를 발간
했다.

보고서는 위원들에게 상당한 자극제가 됐다.

정치개혁 시민연대와 민주개혁 국민연합 등은 이번 청문회가 당초의 "정책
청문회"란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위원들의 정략적 발언이 많아 "비리 청문회"로 전락된 듯한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일례로 환란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이른바 "사직동팀"에 대한
신문의 경우 즉흥적이고 정치적으로 이뤄져 오히려 청문회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내렸다.

시민단체들은 또 국민회의의 경우 환란 당시 집권당인 현재의 한나라당을
공격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고 비판했다.

일례로 국민회의 의원들이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가 기아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것을 집중적으로 비난한 것은 정치공세 수준에 불과했다는 시각을
보였다.

기아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대중 대통령도 이회창 후보와 비슷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 자민련 의원들은 금융실명제 실시가 환란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주장하는 등 외환위기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안들을 쟁점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위원들의 질의 태도 및 내용 등도 도마위에 올랐다.

위원들이 "청문회 스타"를 노리고 막무가내 식으로 호통을 치는 모습을
자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것.

시민단체들은 의원들의 중복질의가 지나치게 많았고 일관성이나 논리의
연속성도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괄 질의 방식을 도입하거나 의원들이
사안별로 역할을 분담해 집중신문을 벌이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시민단체들은 위원들이 증인의 발언권을 보장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만 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 증인들의 책임 떠넘기기와 "모른다"는 식으로 일관한 답변 태도도
국민들의 무관심을 부추긴 요인으로 분석했다.

시민단체들은 김영삼 전대통령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핵심 증인들간
대질신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진실 규명"이란 청문회 본래 취지가
퇴색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의 문제점과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대출관행이
국가 경제를 얼마나 망칠 수 있는지를 국민들이 실감하게 된 점 등은 청문회
의 성과로 부각됐다고 시민단체들은 입을 모았다.

또 민주개혁국민연합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환란 당시 경제정책의 실질적
책임자인 강경식 전경제부총리의 관리 및 인식 능력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민연합측은 "강 전부총리는 대외에 지불해야 할 부채의 총액도 모른채
지급보증을 한다고 공언했다"며 "가용 외환보유고가 정확히 얼마인지도
모르고 정책을 집행한 것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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