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국민회의 부총재가 9일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16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가 아닌 부산,경남지역에서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을 놓고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 부총재는 자신의 결심 배경은 지역갈등 해소에 있음을 강조했다.

"지역갈등이 모든 것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말한 노 부총재는 "똑같은
사실도 지역을 오가면 흑이 백이 되고 백이 흑이 되는 상황에서 진보와
보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노 부총재의 이같은 결정은 정치적 고향인 부산,경남지역에서 정면
승부수를 던져 차세대 주자의 한사람으로 발돋움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역갈등의 해소를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지역의 "맹주"였던 YS에 뒤이어
이 곳을 대표할 수 있는 주자가 딱히 가시화되지 않은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의도도 까려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노 부총재는 지난주 김대중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부산.경남 사람들
에게도 우리도 사람이 있다, 사람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설득할 수 있어야
국민회의의 정면 돌파가 가능하다"며 "차세대 주자론"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부총재의 결정에 따라 이종찬 국가정보원장이 16대 총선을 앞두고
종로로 다시 돌아올 것인지 여부도 관심이 되고 있다.

노 부총재는 지난 5일 이 원장과 만나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하던 일을 계속 해야 할 시기고 정계복귀 결심도 아직 안했다"
면서도 "새로 생각해 볼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 양승현 기자 yangs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