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1일 국회에서 "안기부 불법 정치사찰 규탄대회"를 갖고 본격
적인 장외투쟁에 들어갔다.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당직자, 당원 등 1천여명은
이날 규탄대회에서 안기부 정치사찰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이종찬 안기부장 파면 등을 거듭 요구했다.

이 총재는 인사말에서 "우리는 검찰이나 안기부와 싸우는 게 아니라 민주
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현 정권과 싸우는 것"이라며 "오만하고 독선적인 현
정권의 행태를 뿌리뽑을 때까지 우리의 주장을 굽히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덕룡 부총재는 규탄사를 통해 "현 정권은 정치사찰로 야당의원들의 약점
을 캐내 협박한 뒤 여당으로 빼가는 정계개편을 시도하고 있다"며 "현 정권
의 이러한 비민주적 작태를 국민과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결의문을 채택, "김대중 정권은 안기부와 검찰에 의존한
철권 공안통치에 중독돼 이성을 상실한 지 오래됐다"며 "우리는 집권세력의
반민주적, 반역사적 행태에 국민과 함께 모든 정치적.법적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어 버스를 나눠 타고 서울 영등포역과 시청역 명동 종각
청량리역 등 10개 지역으로 진출, "안기부의 정치사찰"을 규탄하는 내용의
당보를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 총재 주재로 총재단 및 주요당직자 연석회의를
열어 박실 국회사무총장을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키로 결정
했다.

이와함께 정치사찰과 관련, 한나라당이 고소.고발한 사건에 대한 수사가
먼저 이뤄지지 않는 한 신경식 사무총장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에 대한 검찰
소환도 거부키로 당론을 정했다.

"국회 529호실 사건"으로 출국금지된 데 반발해 국회의장실에서 농성중인
이재오의원 등 11명은 박준규의장의 사과 등 가시적 조치가 있을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아울러 지난 9일 대구.경북도지부에서 열린 "안기부 정치사찰과
국회 날치기 통과 규탄대회"에 이어 금주중 다른 지역에서도 이를 개최키로
하고 이 총재가 직접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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