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북 금창리 지역 지하시설의 핵개발 의혹에 대한 정부 대응 강도
문제가 정치권의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한결같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의혹 해소를 위한
대북 강경대책 마련을 일제히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회의는 아직까지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햇볕정책"으
로 표현되는 대북 포용정책을 성급하게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0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대북 햇볕정책 탓인지
정부는 금창리 핵시설에 대한 사실 확인을 꺼려하고 있다"며 "미국측보다
안일한 대응자세를 보이는 것은 커다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민련도 논평을 통해 "금창리 지하시설이 핵관련 시설이라는 광범위한
증거가 발견된 이상 정부는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하고 낙관론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며 "북한에 조건없는 핵의혹 현장 접근조사 수용을 촉구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새해 예산안 심의를 위해 소집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서 한나라당 이세기
의원은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담당특사는 금창리 핵시설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는데도 우리 정부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같은 당 박관용 의원도 "현재 한반도의 핵 관련 위기는 지난 94년보다
강도가 덜하지 않은데도 정부는 강건너 불 보듯하고 있다"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간 인식차가 커질 경우 미국은 한국을 배제한 채 북한과 직접
협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국민회의 이영일 김상우 의원 등은 그러나 "금창리 지하시설의 정체 규명에
적극 나서야 하지만 이를 확대해석할 경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찬 안기부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비공개로 열린 정보위에서도 북한
금창리 지하시설의 핵관련성 여부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공방전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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