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6일 본회의를 열어 김종필 국무총리와 경제관련 국무위원들을 출석
시킨 가운데 경제분야 첫날 대정부 질문을 벌였다.

김 총리는 이날 답변을 통해 "기업구조조정 특별법이 제정되면 회사 보호에
만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돼 채권자와 주주 등 다른 경제 주체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기업구조조정 특별법 제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AMF(아시아통화기금)협의체 구성과 관련, "일본이 전향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만큼 이달말 가고시마에서 열리는 한.일
경제각료회담에서 구체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남북 경협문제와 관련, 김 총리는 "기업들의 무분별한 과당경쟁과 불공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남북간 대금결제를 원활히 하고
이중과세를 방지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
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경제청문회는 경제위기를 초래한 원인과 책임을 따지는 자리"
라며 "이 과정에서 법적 책임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은 "올해말까지 만기도래하는 은행 등 일반 금융기관
의 대외 채무는 37억6천만달러, 내년말까지는 97억달러로 각각 예상된다"며
"정부는 이같은 민간 금융기관 외채의 만기연장에 대해선 지급보증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대정부 질문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경제위기 책임론 <>수출 및 중소
기업 지원대책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의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 수출 및 중소기업 지원 대책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획기적인 정책
마련을 요구했고 일부 의원들은 나름의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국민회의 한영애 의원은 "중소기업 대출확대를 위해 시중은행의 구조조정
자금을 중소기업 지원실적과 연계하여 차등지원하는 지도책을 사용해야 한다"
고 주문했다.

같은 당 박정훈 의원은 "수출용 원자재의 신속한 통관처리와 관세 인하,
무역금융 확대 및 실효성 확보 등의 수출촉진대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자민련 어준선 의원은 "중소기업의 자금지원을 위해 부도어음을 전문으로
인수하는 "할인어음보험공사"를 설립해 중소기업의 진성어음에 한해 금융기관
이 안심하고 한자릿수의 금리로 무제한 할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한나라당 신영국 의원은 "벤처기업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창업벤처를 위해
모든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서비스 기관을 조속히 지정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 경제위기 책임론 =국민회의 한영애, 자민련 어준선 의원은 "전 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의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무시하고
낙관만 하다 IMF(국제통화기금)에 지원요청시기를 늦추는 등 환란을 심화시
켰다"고 지적했다.

자민련 김종학 의원도 "현 위기는 "시장과 국가관"이 전도되고 뒤죽박죽된
전 정권의 정책부재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외환위기는 정부주도의 성장전략이 가져온
한국경제의 구조적 병폐와 급변하는 경제환경이 복합적으로 어우려져 표출된
필연적인 결과"라며 "모든 책임을 김영삼 정부에 돌릴 수 있는가"고 반문했다

김찬진 의원도 "경제위기는 97년 하반기 동남아를 급습한 외환위기에 의해
구조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던 우리경제가 희생된 것"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나오연 의원은 "새정부의 경제정책 빈곤과 잘못된 경제운용으로 경제상황이
근본적으로 나아진게 없다"며 "잘못된 IMF처방에 따른 고금리정책으로 기업의
투자를 감소시키고 소비를 위축시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며 현 정부
를 질타했다.


<> 기타 =경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외환보유고를 제외한 제반 거시경제 여건에 개선
기미가 없는데도 일부 국책연구소와 정부, 여당이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
이상으로 낙관하는 것은 자칫 정책혼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채상환과 관련, 국민회의 박정훈 의원은 "국가 채무규모가 1백68조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감채기금적립 방안 등 중장기 국가채무상환 계획을 제시
하고 개발도상 채무국과 연대를 통한 재조정 내지 탕감 방안을 적극 검토하
라"고 요구했다.

대북 경협과 관련, 국민회의 박광태 의원은 "현대의 금강산 관광과 남북
석유공동개발 등 남북경협은 국가위험을 축소시켜 국가신뢰도를 상승시키는
요인"이라며 "이를 외국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회의 박찬주 의원은 "공공근로사업보다는 지식사회에 대비, 정보고속
도로 건설 등의 부문에 예산이 집중 투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형배 기자 khb@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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