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일 사무총장에 신경식, 정책위의장에 서상목
의원을 임명하는 등 당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달 경선에서 선출된 박희태 원내총무는 유임됐고 총재비서실장에는
변정일, 대변인에 안상수, 제1 사무부총장에 김형오, 제2 부총장에는 김호일
의원이 기용됐다.

또 제1 정책조정실장에는 김광원, 제2 정조실장에 박종근, 총재비서실
부실장에는 강성재 의원이 발탁됐다.

한나라당의 이번 당직개편은 한마디로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 대여
강경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이회창 총재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총재는 당 3역을 자신의 최측근들에게 맡겼다.

중간 당직 대부분도 자신의 계보 출신들로 채웠다.

3당 합당 이후 줄곧 지켜져오던 계파안배 원칙도 과감히 깼다.

이같은 친정 강화 의도는 총재경선 과정에서 일찌감치 감지됐다.

이날 인선은 그러나 44.3%에 달하는 "반이"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한동 전부총재 등 비주류측은 총재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계파별 세를
인정, 당운영에 반영해야한다는 입장이어서 이 총재측과 마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서상목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한
것은 이 총재의 대여 "결사항전" 의지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대해 이 총재 측근은 "여권의 표적수사에 대해 서 의원이 개인적 차원의
비리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확고한 의지와 결백을 내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 의원을 포함해 친 이 총재 인사들을 기용한 것은 여권에 일사불란
하게 맞서기 위한 뜻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서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한 것은 경제통인 서 의원을 통해
정부여당의 경제실정을 강력 견제,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은 지난 89년 "한국 자본주의의 위기"라는 저서를 통해 지금의
"IMF 상황"을 예견했던 터여서 정부여당의 각종 경제 정책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