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치러질 한나라당 총재경선 전당대회 결과에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회창 명예총재의 우세가 이어져 당권을 거머쥘 경우 한나라당이 어떤
형태로든 분열상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부도 한나라당 당권 경쟁의 판세 변화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 명예총재가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그렇게 될
경우 1백51명의 한나라당 소속의원중 당권경쟁이 끝나면 20명에서 많게는
40명까지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수도권의원들과 부산.경남출신 민주계중에서 일부가 여권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움직이는 시기는 올 정기국회를 앞둔 9월초순께가 될 것이라는게 다수
의견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을 탈당하는 의원들중 일부가 YS계를 중심으로
신당창당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전당대회를 11일 앞둔 20일 한나라당 이 명예총재와 김덕룡 전 부총재,
서청원 전 사무총장은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당권도전을 공식 선언한뒤
곧바로 대의원 접촉에 나서는 등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이한동 전 부총재는 21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21일 당무회의에서 전당대회 대의원 명부를 확정한뒤 24일
전대 소집공고를 내고 25,26일 이틀간 총재경선 후보등록을 받게 된다.

이 명예총재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을
힘있는 야당,책임있는 야당,가는 길이 분명한 야당으로 만들기 위해 다시
한번 정치의 전면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명예총재의 "출정식"에는 후견인 격인 김윤환 전 부총재를 비롯 이세기
서상목 이신행 이상득 장영철 김수한 이중재의원 등 현역의원 85명과 원외
지구당위원장 60명 등 모두 1백45명이 참석, 세를 과시했다.

특히 신상우 박관용 김정수의원 등 부산 민주계의원 10명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부총재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실패한 대선체제로
되돌아가는 것만으로는 희망이 없다"며 "4년뒤 대권만을 겨냥한 인물이
아니라 야당 총재로서 당을 바로 이끌 인물을 중심으로 당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부총재는 또 전당대회에 앞서 대의원초청 후보합동 공개토론회를
열자고 제의했다.

김 전부총재는 이날 줄세우기식 계보정치를 타파하겠다며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을 일절 부르지 않은 채 "단기필마"로 행사를 치렀다.

서 전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동산에서 정치혁신실천 1백만명 서명운동
발대식을 겸한 출마선언식을 가졌다.

서 전총장은 "정치보스 한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전부인 구시대
카리스마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며 "한국정치의 근본을 바꾸는 변혁의
물꼬를 트기 위해 총재경선에 나섰다"고 말했다.

서 전총장도 계보정치 청산을 주창하며 원내외 지구당위원장들을 행사에
초청하지 않았으나 20여명의 의원들이 잠시 행사장에 모습을 보였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