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 시행과정에서 원고가 아닌 피고가 과실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토록 하는 "피고 입증주의"를 도입키로 했다.

국민회의 고위 정책관계자는 6일 "재무제표 허위작성 등을 문제삼아 주식
투자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전문지식이 부족해 회사나 회계법인의
잘못을 제대로 입증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피고 입증주의가 도입되면 주식투자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한
회사나 회계법인이 재무제표 등을 허위로 작성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 소송에서 지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민사소송에서는 원고가 피고의 잘못을 입증할 책임이
있으나 의료분쟁이나 제조물 결함 등의 경우 원고가 전문지식 부족, 비용부담
문제로 피고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고 입증주의를 체택하고
있다.

이같은 제도는 그러나 주식투자자의 권익향상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송
만능주의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유가증권신고서, 공개매수신고서, 회계장부의 허위작성 등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증권관련
집단소송에 관한 법률"을 마련,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