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도 워크아웃(work out) 바람이 불고 있다.

여야가 재계에 불어닥친 워크아웃 바람을 타고 당의 군살을 빼고 몸매를
가꾸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것.

정치권의 이행계획서는 이렇다.

고비용 정치구조를 깬다는 내용에 우선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현 2백99명의 국회의원 수를 50명 가량 줄이고 선거비용도 많이 쓰지
못하도록 총액을 제한하는 등 거품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2~5명에 달하던 지구당 유급당직자도 1명으로 제한하고 대의원 수도 줄여
인건비 부담을 덜기로 했다.

상임위원장실도 없애고 의원회관실을 이용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구상이다.

경영진 워크아웃도 할 작정이다.

국민회의는 지역구 관리가 부실하고 개혁의지가 미흡한 원외위원장은 대폭
교체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지구당 실사작업을 벌여 퇴출대상을 선정하고 강제로 지구당
양도 및 합병을 검토중이다.

젊고 참신한 학계인사, 전문경영인 등을 발탁한다는 복안도 세워놓고 있다.

과다한 부총재단과 당무위원, 지도위원도 줄일 예정이다.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감자, 자산매각도 병행중이다.

한나라당은 천안연수원과 마포 당사를 매각대상으로 내놓고 있으며 여의도
중앙당사도 파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중앙당 사무처직원들의 봉급을 깍고 당 운영비를 삭감하는 등 초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이와함께 아웃소싱 개념도 받아들여 의장공관관리, 국회시설유지, 기록편찬
등의 업무를 민간에 위탁키로 했다.

업무에 비해 과다한 인력이 투입된 국회사무처에는 정리해고를 단행할
예정이다.

구시대 정치인에 대해서는 "walk out"(워크아웃)이 시도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차세대 그룹의 대표주자인 강재섭.강삼재 의원, 서청원
사무총장 등이 속칭 "토니 블레어론"을 주창하며 계파보스를 상대로
도전장을 던졌다.

국민회의는 초선의원 모임인 "21세기 푸른정치모임"에서 당 지도력 부재를
꼬집으며 당개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국내 기업과 은행들의 워크아웃과 맞물려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두고볼 일이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