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겁니까"

후반기 국회의장 자유투표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여야가 표점검과
단속에 부산하다.

의장을 여당측이 맡느냐, 아니면 야당측에서 차지하느냐가 "김종필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현재 의장후보로 자민련 박준규 최고고문을 일찌감치
낙점한 상태.

반면 한나라당은 29일 의원총회에서 경선으로 의장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나
당권파와 비당권파, 초.재선 의원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국회의장 자리확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쪽은 여권이다.

특히 자민련의 태도는 결사적이다.

"의장확보와 총리인준"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윈-윈"전략을
표방하고 있다.

자민련은 27일 총재단회의를 열고 이같은 원칙을 확인, 표관리에 박차를
가했다.

박태준 총재는 이날 "명예총재인 김 총리서리의 인준을 위해서는 의장
선출이 선결과제인 만큼 전의원이 성공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박 고문이 국회의장이 되면 직권으로 지난 3월 총리 임명동의안 투표가
중단된데 대해 유감을 표한 뒤 곧바로 재투표에 들어가 정면승부를 건다는
계산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철저하게 총리인준문제를 국회의장이 누가 되느냐는
문제와 연계시킨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다수당이 의장을 차지한다는 원칙만 지켜진다면 총리인준문제는 양보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당직자는 "여당의장이 탄생할 경우 총리인준문제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는 강경한 태도를 나타냈다.

그러나 숫자계산에 들어가면 여야는 아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계산이 잘 안서는 때문이다.

현재 의석수대로라면 여당측이 불리하다.

한나라당은 과반보다 1석 많은 1백51석이기 때문이다.

반면 여당은 국민회의(88석)와 자민련(49석)을 합쳐야 1백37석이다.

국민신당(8석)과 무소속(3석) 표를 모두 여당편으로 끌어들여도 한나라당
표보다 3석이 부족하다.

여당은 국민신당과 무소속이 편을 들고 한나라당에서 2명이상이 이탈해
근소한 표 차나마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유.와병 등으로 인해 투표참석이 곤란한 야당의원이 상당수에 이르고
그간 영입을 위해 물밑접촉을 벌여온 야당 의원들의 "동조"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나라당도 자민련 충청권인사중 한자릿수는 이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문제에 당운을 걸다시피하고 있는 자민련의 측면지원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서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경우 "야당의장-총리인준"이란
빅딜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