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정 침투사건이 정치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24일 정부.여당이 이번 사건을 미온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정치 공세를 펴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 행위인데도 정부가 이른바 "햇볕론"의
기조가 흔들릴 것을 우려한 나머지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

한나라당 김철 대변인은 24일 조순 총재 주재의 총재단회의가 끝난뒤
"화해정책은 상호주의를 기본으로 한다"며 "명백한 침투행위에 걸맞는
대응을 하는 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정부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잠수정의 발견에서부터 예인중 침몰, 탑승자의 생존여부 확인 등 모든
면에서 정부와 군의 능력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이같이 중대한 사태에도 불구, 국민에게 진상을 알리고
대책을 논의할 국회가 존재하지 않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금은 적이 침략해도 선전포고도 할 수 없는 상황"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별도의 성명에서 "정부는 금강산이라는 꿈 때문에 잠수정이라는
현실을 얼버무려서는 절대로 안된다"며 "잠수정이 드나드는데 금강산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가안보망의 허점과 예인중이던 잠수정 침몰,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행위에 대한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 등을 문제삼아 천용택
국방부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또 당 차원의 북한잠수정사건 진상조사단을 구성키로 하는 한편 국방관련
여야 비공식회의 소집에 여권이 응할 것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이 잠수정 침투사건을 정치쟁점으로 부각시키려는 것은 후반기
원구성을 지연시키고 있는 여권에 정치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7.21 재보선을 앞두고 보수안정 희구세력을 끌어안으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권은 일단 철저한 진상조사에는 한나라당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새 정부 대북정책 기조인 햇볕론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하고 내심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한나라당이 보수층을 겨냥, 대북정책의 템포조절론을 은근히 내비치고
있는 것을 꺼림직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여야간 "보혁대결"로 확산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인
것이다.

국민회의 김현미 부대변인은 "잠수정을 신속히 인양해서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 북한측에 응분의 조치를 요구해야한다"며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대응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 남궁덕 기자 nkd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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