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의 "미국 구상"이 어떤 형태로 드러날 것인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통령은 방미 이전부터 지방선거와 미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개혁의 청사진을 내보일 것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 대통령은 방미기간중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정착을 위해 내 형제나
혈육일지라도 세계와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도태시키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개혁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 대통령의 향후 정국운영및 개혁 기조의 일단은 우선 16일 열리는
국민회의 지방선거 당선자대회에서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미 세일즈 외교 성과를 토대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경제회생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나설 방침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께 발표될 "부실기업 판정"을 시작으로 부실기업 퇴출작업에 본격
착수하고 금융구조 개혁을 9월까지 마무리하는 등 일련의 경제회생대책
"시간표"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계개편 움직임도 곧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권 수뇌부를 통해 정지작업을 해온 야당의원 영입 작업을 재개
하면서 한나라당의 국회 과반의석을 허물고 여대야소 구도를 구축할 것이란
얘기다.

이와관련,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 과반의석 허물기는 끝내기
수순에 들어갔다"면서 "김 대통령과 여야대표들과의 청와대 회동및 지방
당선자 대회가 끝나는 17,18일께 5~7명의 야당의원들이 입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이 깨지더라도 여대야소를 만들기
위한 영입작업은 계속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과반 의석이 붕괴되는대로
국회제도개혁 문제 등을 놓고 야당측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지역연합"이나 "개혁연합"을 통한 정계구조 재편 추진과
관련한 여야간 물밑 접촉도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여권에서는 또 2차 정부조직 개편과 공기업 정부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에 대한 개혁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개혁추진 작업은 그러나 정국혼조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여권의 야당의원 빼내가기에 크게 반발하고 있어
여야 대치정국이 첨예화될 공산이 크다.

7.21 재.보선 결과도 여권이 앞으로 정국운영의 방향타를 잡는데 변수가
될 전망이다.

7월 재.보선에서 여권이 야당에 패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야당에 또다시
빼앗기게 되고 정치일정을 의도대로 추진하는데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개혁작업의 "부수적 수단"으로 정치권에 대한 사정을 본격화할
경우 야당이 대여 전면전에 나서는 등 정국경색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이 이번주가 원내 과반수 의석을 유지하느냐 여부를 가름하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소속 의원 단속과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은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한나라당의 대여 투쟁 방향과 강도는 17.18일 이틀동안 천안연수원에서
열리는 연찬회를 겸한 단합대회에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당지도부와 소속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 주제로는 "6.4 지방선거
이후 정국 주도방안"이 올라와 있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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