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25일 시도지사 선거전의 판세 분석결과
서서히 우열과 백중 지역이 드러나자 지역별 선거전략을 차별화하기
시작했다.

확실한 열세지역은 제쳐두도 우세지역에 대한 "굳히기"와 백중 또는
백중열세 지역의 역전극을 위해 당력을 총 결집하고 있다.

특히 여야 모두 겉으로는 인물론을 내세우면서도 선거 중반에 접어들면서
나타나고 있는 지역갈등구도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어서 막판 혼탁
과열이 우려되기도 한다.

<>.여야는 이날 상대방이 불법 선거운동을 자행하고 있다며 검찰고발 등
강력대응 방침을 천명하고 나섰다.

국민회의는 이날 열린 선대위 집행위원회의에서 야당이나 무소속 출신
광역단체장이 영남과 제주 강원 등에서 관권을 동원한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앙당 차원의 강력한 대응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국민회의 고건 서울시장후보측의 선대위 우상호 부대변인은 "최근 PC통신에
악의적 음해성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 추적한 결과 한나라당 최병렬 후보
측이 PC통신팀을 활용, 조직적으로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우 부대변인은 "최 후보측은 PC통신을 악용한 조직적 음해를 즉각 중단,
공개 사과해야 한다"며 "만일 이를 계속한다면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이날 부정선거방지대책위 목요상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여당의 불법선거 운동 사례 43건을 공개했다.

목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중앙부처 공무원을 대상으로
특강했던 비디오를 교육부가 초등학교 교사 등을 상대로 시청토록 했다며
이를 대표적 불법사례로 꼽았다.

이는 "공무원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한 선거법 제86조를
위반한 것이라는 설명.

대책위는 증거물로 "김대통령 특강 비디오테이프"를 제시했으며 이해찬
교육부장관 등을 금명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장광근 부대변인은 "김선길 해양수산부장관과 최재욱 환경부장관이
불법선거운동에 앞장서고 있는데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김 대통령은
두 사람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무소속 이병호 후보는 이날
"국가를 파탄지경에까지 이르게 한 관료와 정치인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것을 보고 울분을 느껴 출마했다"고 밝혔다.

25일 유세현장에서 이 후보는 "현재 우리나라는 총체적인 도덕적 해이에
빠져있다"며 "병들어 있는 서울시를 구하기 위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다"고
말했다.

지난 92년 대선 때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는 이 후보는 "서울시장이
되면 오염된 서울의 환경을 개선할 것이며 부패의 늪에 빠진 서울시청을
개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공약으로 서울시 직원의 재산등록 의무화, 경영평가기획단을
구성을 통한 서울시정의 개혁, 시청내 무료법률센터를 발족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이는
언론사의 횡포이며 불공정한 처사"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한지 1주일이 지나도 유권자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후보들은 다양한 "관심유도형"선거운동을 펼치기도.

대전시 시의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성옥 후보(동구제4)는 선거구
곳곳에 자신의 사진이 거꾸로 된 벽보를 붙여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이 벽보에는 "뒤집힌 지역경제 기필코 다시 뒤집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겨 사진이 거꾸로 된 이유를 설명.

또 대전 유성구 구의원후보인 전안원씨는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밀집모자와
바지저고리를 입은 전통적인 농민복장을 한 채 황소가 끄는 우마차를 유세
차량으로 꾸며 거리를 누비고 있다.

전 후보는 "유권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아파트지역 주민들이 유세를
나가도 내다보지도 않는 등 냉담한 반응으로 일관, 일단 관심을 끌기 위해
이같은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마디.

<>.한 선거구에 나란히 출마한 2명의 시의원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함께
하고 있어 "지방선거 운동의 모범답안"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주인공들은 청주시 성화.개신.죽림동 선거구에 출마,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박연석(46)후보와 김성구(38)후보.

3선에 도전하는 박 후보와 재야운동가 출신인 김 후보는 후보등록직후
만나 상대방에 대한 호감을 느껴 아예 선거운동도 함께 하기로 의기를
투합했다고.

<특별취재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