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서리가 자민련 "오너"로서 23일 당지도부를 크게 질책하며
분발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총리서리는 이날 당 사정에 밝은 총리실 측근들로부터 당전반에 관한
보고를 듣고 "지금 시기가 어느 땐데..., 한심한 일"이라며 당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를 질타했다는 후문.

지방선거를 10여일 남기고 당총재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으며 당이 연합
공천 결과를 놓고 내홍을 겪는 등 무기력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김 총리서리는 특히 박태준총재가 지방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마치 당무를
보이콧하고 있는 것처럼 언론에 비쳐지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조영장 총재비서실장은 이날 낮 김 총리서리를 급히 방문, "박
총재가 유세일정을 당분간 취소한 것은 지난 20일의 영남권 유세로 목에
이상이 생긴데다 독감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서리는 "총재라고 항상 몸이 건강할 수 있느냐"며
박 총재의 건강에 큰 관심을 표시했으며 오후에는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서리는 그러나 "박 총재가 몸이 아프면 다른 부총재들이라도 합심
해야 할게 아니냐"며 선거지원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일부
부총재를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서리는 조 실장에게 긴급 회의를 소집,대책을 논의토록 지시했으며
조 실장은 당으로 돌아오자마자 박구일 사무총장과 이태섭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어 선대위 상근부위원장인 김용환 부총재 등 일부 부총재들은 별도의
모임을 갖고 부총재단이 "팀플레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선거지원에 나서자고
의견을 모았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