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정계개편 기류가 김대중 대통령의 TV발언을 계기로 급류로
바뀌면서 정국이 얼어붙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10일 "국민과의 TV대화"에서 여대야소로의 정계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한나라당이 11일 "야당파괴 공작을 자인한 것"
이라고 강력히 비난, 정계개편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심화되고 있다.

여권은 김대통령의 뜻이 확고해진 만큼 가급적 조기에 한나라당의
과반의석을 무너뜨려 6.4 지방선거후 정기국회 개회전까지는 여소야대
정국을 여대야소로 개편키로 했다.

이에따라 영입작업에 피치를 올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은 이날 "본질적으로 한나라당으로부터
민심이 떠났다는 판단을 하는 의원들이 많으며 따라서 많은 (여당입당)
희망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조순 총재 주재로 총재단회의를 열어 "김대통령이
직접 지휘해 본격적인 야당파괴를 하겠다는 것이며 지금까지 야당파괴
공작을 해왔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김대통령의 정계개편 발언을 강력히
비난했다.

이회창 명예총재도 이날 열린 선대위 발족식에서 "김대통령이 내놓고
의원들을 빼내 야당을 개편하겠다고 말했다"며 "이는 심각한 도덕성의
문제로 앞으로 국민과 여론의 이름으로 자신의 약속을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공박했다.

< 남궁덕 기자 nkd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