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대변혁의 신호탄인가.

한발 더나아가 여권핵심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정계개편의 가시화인가.

24일 한나라당의 이홍구 고문이 주미대사에 내정된 사실이 전격 발표돼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에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이수성 전총리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이날 임명장을 받은 직후 이 고문의 주미대사 내정사실이
발표돼 더더욱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고문은 지난 6공시절 통일원장관 대통령정치특보 주영대사를 지낸데
이어 YS정권때 국무총리와 신한국당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중도에 포기하기는 했지만 구여권의 강력한 대선
후보로 부상하기도 했었다.

이같은 한나라당에서의 그의 위상을 고려할 때 신여권핵심부의 정계개편
작업은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고문은 이날 대사내정발표가 난 시간 경북 상주의 선영에 성묘를 하고
귀경하는 중이었다.

김대중대통령과는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 고문을 잘 아는 정치권의 한 인사는 "김대통령이 지난달부터 국난극복을
위해 거국적인 협력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며 신여권에 가담해 줄 것을 수차례
요청, 이 고문이 한사코 사양하다 결국 김대통령의 뜻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의 6~7명 현역의원들도 이미 신여권에 가담할 수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이번 이 고문의 신여권 가담이 곧바로 정계개편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인 정계개편
이 올 것은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5일자).